"선수 믿고 싶다" 다른 단장 같은 대답, KIA 안방 현상 유지 유력... 답은 다른 곳에 있다

광주=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5.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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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KIA 단장./사진=KIA 타이거즈
"선수들을 믿고 싶다. 차라리 믿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KIA 타이거즈를 괴롭혔던 안방 문제에 서로 다른 단장이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지난 8일 선임된 심재학(51) 단장은 9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밖에서 보는 시선은 다 똑같다. 하지만 난 차라리 그 선수들을 믿고 싶다. 아직 20대 선수들이기 때문에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은 안 했지만, 모두가 이 대답을 듣고 포수를 떠올렸다. KIA의 안방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2017년 우승을 이끈 포수들의 기량은 정체됐고 유망주들은 성장이 더뎠다. 그 때문에 지난해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박동원(LG 트윈스)을 데려왔고 잠시 행복한 꿈을 꿨다.

하지만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으로 박동원과 연장계약도 실패로 돌아갔고, 지난해 11월 또다시 2라운드 지명권(2024 드래프트)을 희생해 주효상(26)을 데려왔다. 이후에도 부단히 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장정석 전 단장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기존 선수들을 믿고 간다"고 했었다.


그로부터 약 4개월이 흘렀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시장에 나온 포수 자원은 한정적이고 누가 봐도 급한 쪽은 KIA다. 9일 경기까지 치른 현재, KIA 포수진은 타율 0.127, OPS(출루율+장타율) 0.364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 단장은 "과감한 트레이드를 하겠다. 하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한다.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Win-Win)보단 이익"이라면서 "지명권 트레이드 등 중요한 이슈는 팬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실상 현상 유지가 유력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답은 다른 곳에 있음을 심 단장의 부임 첫날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양현종(35)과 김광현(35), 대한민국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1988년생 동갑내기 두 에이스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은 이 경기에서 내야수 변우혁(23)은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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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혁이 9일 광주 SSG전 4회말 2사 1루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때렸다./사진=KIA 타이거즈


이날 두 에이스의 승패를 가른 것은 4회말 2사 1루에서 변우혁이 때린 좌월 투런포였다. 김광현의 2구째 시속 128㎞ 체인지업을 받아 친 타구는 비거리 105m의 아치가 됐다.

변우혁은 지난해 11월 KIA가 오랜 기간 놓지 못하던 시속 150㎞ 파이어볼러 한승혁(30)과 우완 장지수(22)를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데려온 우타 거포다. 한화 시절에는 몇 번의 부상으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한 유망주였지만, KIA는 과감하게 투수 두 명을 내주며 데려왔다. 팬들도 갑론을박은 있었으나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심 단장이 추구하는 트레이드 방향성에 알맞은 예시다.

그동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모든 팀이 포수 포지션까지 완벽하게 갖춘 것은 아니었다. 특히 타격에서 포수가 타선의 구멍인 팀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 아쉬움을 다른 포지션에서 메웠다. 현재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한승택(29)과 주효상은 타격은 부족하지만,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주고 있는 포수들이다. 이 중 한승택은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3.27(리그 3위)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한승택은 양현종의 101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최대한 끌고 오면서 8이닝 무실점 10탈삼진 피칭을 리드했다.

심 단장이 말한 과감한 트레이드가 꼭 포수 포지션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포수들은 수비는 어떨지 몰라도 공격 면에서 극적으로 성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격에서도 기대할 만한 포수는 KIA도 기둥 뿌리를 내줘야 한다. 수비가 문제라면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선수를 믿고 기회를 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KIA는 포수 외에도 아쉬운 포지션이 있다. 또한 심 단장은 시즌 중에 온 본인이 나만의 색깔을 내기보단 먼저 팀에 스며들길 바랐다. 적어도 올해만큼은 그들이 꼭 포수 트레이드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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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택(오른쪽)과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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