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모두 비니시우스"에 비닐신도 '엄지 척'... 20번 유니폼 퍼포먼스+인종차별 반대 대형 걸개 등장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3.05.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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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를 하는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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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한국시간) 레알 선수들이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고 인종차별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 /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비닐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레알 마드리드)를 위해 레알의 모든 선수와 팬이 힘을 합쳤다. 경기장 안에서 펼쳐진 뜨거운 연대에 비니시우스도 고마움을 전했다.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라요 바예카노와 2022~2023시즌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비니시우스 인종차별 사태 이후 레알의 첫 홈 경기였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비니시우스를 위해 힘을 합쳤다. 비니시우스 등번호 20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주장 카림 벤제마는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가 담긴 완장을 착용했고 선수들은 '인종차별주의자는 축구에서 퇴장'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베르나베우의 홈팬들도 비니시우스를 응원했다. 팬들은 '우리는 모두 비니시우스다'라고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비니시우스 등번호 20번을 의미하는 전반 20분이 되자 일제히 비니시우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미한 무릎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비니시우스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브라질 국가대표 동료 호드리구는 후반 막판 결승골을 넣은 뒤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미였다. 이뿐만 아니라 레알 여자축구팀, 남자농구팀도 경기 전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고 인종차별에 맞서는 뜻을 함께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랑한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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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모습. /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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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를 하는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비니시우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로 원정을 떠났다가 발렌시아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놀랍게도 인종차별 가해는 소수가 아닌 집단 행위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경기 전부터 발렌시아 팬들은 떼를 지어 "비니시우스는 원숭이야"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시작되자 인종차별 언행은 더욱 심해졌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라고 조롱했고 한 관중은 골대 뒤편 가까운 관중석에서 원숭이 동작을 흉내 내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결국 폭발했고 심판에게 원숭이 흉내를 낸 관중을 직접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조롱은 멈추지 않았고 참담한 심경의 비니시우스는 눈물을 보였다.

인종차별 사태의 후폭풍은 거셌다. 전 세계 팬들은 분노는 당연했고 룰라 브라질 대통령,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까지 나서 라리가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그들은 비니시우스에게 온갖 욕을 하며 죽길 바란다. 이건 전쟁이 아니라 스포츠다"라고 분노했다. 브라질 국민은 '라리가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며 상파울루에 위치한 스페인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천명했다. 22일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은 처음이 아니고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로 통하고 함께 경기를 뛰는 상대 선수와 연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던 라리가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것이 됐다"고 비판하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울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3일 비니시우스는 달빛 속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예수 그리스도상의 사진을 올리며 "내 삶의 목적이 있다. 다음 세대는 인종차별을 겪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내가 더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난 그렇게 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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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가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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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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