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MOM이라니!' 이강인, 카바니 결국 신경전 폭발 '왜 감정적으로 밀쳤나'... 환상 힐찹+아트 크로스 도움+경고까지 '라인만 타면 무적이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5.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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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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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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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이 또 경기 최우수 선수(MVP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측면에서 라인만 타면 환상적인 드리블을 펼치며 홈 팬들의 탄성과 박수를 끌어냈다. 전반전에 사령탑의 결정에 따라 윙백으로 출전했던 이강인은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돼 마침내 시즌 5호 도움까지 올렸다. 팀 동료 베다트 무리키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지는 예술적인 크로스였다. 경기 막판에는 교체 아웃되는 순간, 우루과이 축구의 베테랑 에딘손 카바니가 걸어 나가는 이강인을 감정적으로 밀어버리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이강인은 차분하게 대응하지 않으며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토록 상대 팀 입장에서는 얄미울 정도로 이강인은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레알 마요르카,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부리그 잔류 확정






레알 마요르카는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레아레스주 마요르카에 위치한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펼쳐진 발렌시아와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마요르카는 13승 8무 15패로 승점 47점을 마크하며 리그 11위에 자리했다. 강등권에 있는 18위 레알 바야돌리드(승점 38점)와 승점 차도 9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 지었다. 지난 시즌 승격한 마요르카가 2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이제 마요르카는 오는 29일 오전 2시 바르셀로나로 원정을 떠나 37라운드에 임한다. 이미 바르셀로나는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라 마요르카의 선전이 다시 한번 예상된다. 이어 6월 5일 오전 2시 라요 바예카노와 홈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다. 계속해서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이강인이 마지막으로 마요르카에서 치르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강인의 친정팀이기도 한 발렌시아는 11승 7무 18패로 승점 40점을 기록, 13위에 자리했다. 여전히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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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요르카의 26일(한국시간) 발렌시아전 선발 라인업.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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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이 26일(한국시간) 발렌시아전을 앞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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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전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는 레알 마요르카 선수들.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전반전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 측면에서 라인만 타면 '환상 드리블' 본능 발동





마요르카가 백 스리로 수비 라인을 구축한 가운데, 이강인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했다. 그런데도 이강인은 팀 내 프리킥을 전담하는 등 공격에도 수시로 가담했다. 아무래도 윙백으로 나섰기 때문에 수비적인 역할에 더욱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12분에는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발렌시아의 역습을 저지하려 태클을 시도하다가 파울을 범했다. 자칫 이강인의 파울이 없었다면 발렌시아의 날카로운 공격이 이어질 뻔한 상황. 주심은 이강인을 향해 경고를 꺼내 들었다. 올 시즌 이강인의 10번째 경고. 다만 동시에 경고가 누적되면서 이강인은 바르셀로나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윙백이었지만, 기회를 엿본 이강인이 슬슬 공격 본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10분부터 하프라인 근처에서 탈압박에 성공한 뒤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전반 21분에는 왼쪽에서 반대로 크게 공을 넘기며 파블로 마페오에게 안정적으로 연결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측면 돌파는 전반 43분에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자신의 진영으로 향하는 척하다가 이내 몸을 180도 돌리며 전진 드리블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어 수비수 3명을 단 채로 라인을 따라가면서 돌파에 성공했으나, 마지막으로 세 번째 코헤이라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어진 44분 이강인은 다시 한번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패스를 은디아예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으면서 힘없이 골키퍼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 이후 이강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은 뒤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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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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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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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후반 시작하자마자 날개로 전진 배치된 이강인, '예술적 크로스 5호 도움+환상 드리블 기술+카바니의 도발까지'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이강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강인을 윙백으로 기용한 건 실수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위치 변화는 적중했다.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이강인의 움직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8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주 활용하는 '힐 찹(Heel chop·발뒤꿈치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공의 방향을 꺾으면서 드리블 방향을 바꾸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패스를 주고 중앙 지역으로 침투한 이강인. 뒤이어 동료의 패스를 터치하려는 순간, 발뒤꿈치를 이용해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놓으며 돌파를 시도하다가 넘어졌다. 이때 이강인 앞을 가로막던 게라 모레노와 살짝 부딪힌 것처럼 보인 채 파울을 유도하려고 했으나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후 둘은 잠시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이강인이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수비 진영에서 한 번에 공이 왼쪽 측면에 있는 자우메 코스타에게 연결됐다. 이때 이강인이 중앙에서 침투하기 시작했고, 코스타가 공을 바로 넘겼다. 이후 이강인은 발기술을 이용해 공을 멈춰놓지 않고 방향만 상대 진영 쪽으로 바꿔놓은 뒤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문전에 있던 무리키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졌다. 발렌시아의 골망이 흔들렸다. 이강인이 올 시즌 5번째 도움을 올린 순간. 이 도움으로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1개(6골 5도움)를 마크했다. 무리키는 이강인을 끌어안은 뒤 그를 가리키며 기쁨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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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키(위)가 26일(한국시간) 발렌시아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이강인을 가리키며 공을 돌리고 있다.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무리키의 득점이 나오자 즉각 발렌시아는 2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바꾸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강인의 화려한 기술은 계속 이어졌다. 후반 25분에는 수비 쪽에서 물 흐르는 듯한 전진 드리블을 성공시키며 수비수 둘 사이를 지나친 뒤 전방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이어 후반 27분 재차 감탄을 자아내는 드리블이 측면에서 나왔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은 뒤 잠시 뒤쪽을 보다가 이내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며 사무엘 리누를 완벽하게 벗겨냈다. 이어 수비수 2명을 마주했지만, 전방에 있는 무리키를 향해 침착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어 28분에는 상대 수비수 3명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탈압박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후반 38분 호셉 가야와 교체됐다. 이때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려는 이강인을 우루과이의 베테랑 공격수 카바니가 양손으로 밀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특별히 시간을 끈 건 아니었지만, 카바니가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강인의 맹활약과 함께 경기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카바니가 괜한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를 본 주심은 즉시 카바니를 향해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행히 이강인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더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 또 공식 'MOM' 이강인 선정, '친정 팀에 또 제대로 비수를 꽂다'





경기 후 라리가 사무국은 공식 수훈 선수로 이강인을 선정했다. 또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폿몹은 8.1점, 또 다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7.9점을 각각 부여했는데, 모두 최고 평점이었다. 오히려 결승골을 터트린 무리키(풋몹 7.7점, 후스코어드닷컴 7.32점)보다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그 정도로 이강인의 이날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이강인은 볼 터치 55회와 함께 드리블 돌파 4회를 시도, 100%의 성공률을 보여줬다. 파이널 서드(위험 지역)로 찔러준 패스는 7회. 키 패스는 3회. 패스 성공률은 75%.

어린 시절 발렌시아 유스 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21년 여름 마요르카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던 이강인을 이적료 없이 넘겼다. 이어 그는 지난해 10월 발렌시아와 맞대결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바 있다. 당시 비수를 꽂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으며 옛 소속 팀을 향해 존중의 뜻을 표했던 이강인. 그리고 이날 역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에 제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의 활약에 대해 호평하면서 동시에 발렌시아를 비판했다. 마르카는 "2021년 발렌시아를 떠난 이강인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는지 발렌시아는 알아야 한다. 이제 그는 발렌시아를 향해 총을 쏘아대는 존재가 됐다. 발렌시아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반 정도 연마한 다이아몬드를 팔아버렸다"고 했다. 또 다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강등권에 놓일 위기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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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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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발렌시아전 1-0 승리를 알린 레알 마요르카 구단.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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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26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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