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전 패배 설욕' 부산고,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 선린인고 12-3 완파 [목동 현장]

목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5.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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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야구부가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7회 황금사자기에서 선린인고를 상대로 우승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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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야구부가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7회 황금사자기에서 선린인고를 12-3으로 누른 직후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부산고가 57년 전 결승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안겼던 선린인터넷고(선린인고)를 누르고 아구부 창단 76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부산고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완파했다.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이다. 1947년 창단한 부산고 야구부는 대통령배 6회, 청룡기 3회, 봉황대기 4회 등 다수 전국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했으나, 그동안 황금사자기에서는 준우승 4회(1965년, 1966년, 1972년, 1992년)로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2020년 박계원 감독 취임 후 팀을 재정비했고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을 해내면서 궤도에 올랐다. 반면 선린인터넷고는 황금사자기 전통의 강자였다. 무려 5회 우승(1963년, 1966년, 1969년, 1980년, 2015년)으로 이 중 1966년은 부산고를 상대로 이뤄낸 것이었다. 부산고에는 57년 만의 설욕을 한 셈.

3학년 선발 성영탁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2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성영탁은 27일 경기에서는 많은 비 탓에 첫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주는 등 흔들렸지만, 이날은 뛰어난 제구력과 구위를 선보이며 모교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1학년 주전' 안지원의 타격이 돋보였다. 2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지원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대승에 앞장섰다. 안지원은 타율 0.556(18타수 10안타) 9타점 9득점으로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최우수선수상 포함 4관왕(MVP, 타격상, 최다타점상, 최다안타상)에 올랐다. 이밖에 양혁준, 박재엽, 박찬엽이 멀티히트를 때려내는 등 장·단 14안타를 쉴 새 없이 몰아치면서 화끈한 타격전을 선보였다.

선린인고는 에이스 김태완이 4이닝 10피안타 4사사구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타선 역시 포수 김성재가 좌월 솔로포를 때려낸 것을 제외하고는 산발적인 7안타에 그치며 우승을 문턱에서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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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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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안지원(오른쪽)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7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5월 29일 부산고 대 선린인터넷고 선발 라인업





이 경기는 27일 선린인터넷고가 1회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든 상황에서 우천 서스펜디드가 선언돼 라인업 변동 없이 이뤄졌다.

부산고는 연준원(중견수·3학년)-안지원(우익수·1학년)-이찬우(3루수·1학년)-이원준(좌익수·2학년)-박성준(지명타자·3학년)-양혁준(2루수·3학년)-최민제(1루수·1학년)-박재엽(포수·2학년)-박찬엽(유격수·2학년). 투수는 우완 성영탁(3학년)

선린인터넷고는 최재영(우익수·1학년)-이진우(좌익수·3학년)-유채운(2루수·3학년)-임재민(유격수·3학년)-서지민(지명타자·2학년)-권혁민(3루수·3학년)-김민수(중견수·3학년)-김태훈(1루수·2학년)-이준우(포수·3학년) 투수는 우완 김태완(3학년).





무사 1, 2루 위기 없앤 성영탁, 7회까지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한 부산고 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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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성영탁.


선린인고는 무사 1, 2루의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했으나, 그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27일 경기에서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던 부산고 선발 성영탁은 이날은 평소와 같은 제구력을 선보였다. 유채운을 스리 번트 처리했고, 임재민을 2루수 땅볼, 서지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부산고는 1회말 기세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연준원은 중전 안타로 출루해 후속 타자의 번트에 2루로 진루했다. 뒤이은 김태완의 폭투에 3루에 도달했고 이찬우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았다. 선린인고 2루수 유채운의 홈 송구가 아쉬웠다. 선린인고도 선발 김태완이 이원준을 삼진, 양혁준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2회에도 성영탁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력이 이어졌다. 권혁민을 1루수 땅볼, 김민수를 헛스윙 삼진, 김태훈을 헛스윙 삼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말 박재엽이 안타와 도루로 2루에 진루했고 박찬엽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무서운 1학년 안지원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한 점 더 달아났다. 2회말 김태완은 최민제 2루수 땅볼, 박재엽 2루 도루2회에도 한 점을 뽑아냈다. 박재영의 좌전 안타와 박찬엽의 중전안타로 만들어진 2사 1,3루 때 안지원의 1타점 우전안타가 터졌다. 3회에도 선린인고가 무득점으로 물러난 반면 부산고는 이원준의 볼넷, 박성준의 희생 번트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양혁준과 최민제가 연속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4-0)

선린인고는 4회가 돼서야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만회했다. 서지민이 우익수 실책으로 2루에 도달했고 3루 도루에 성공하며 부산고 배터리를 흔들었다. 여기서 성영탁이 3루 견제 도중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서지민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부산고의 타력이 더 강했다. 4회 1사 2루에서 이원준이 1타점 적시타로 바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선린인고도 김성제의 깜짝 좌월 솔로포로 기세를 올렸지만, 5회 내야 실책이 연거푸 터지면서 부산고에게 빅이닝을 허용했다. 양혁준, 최민제, 박찬엽이 볼넷을 골라내 1사 만루를 만들었고 연준원의 땅볼 타구 때 3루수 권혁민이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한 데 이어 송구 실책까지 범하면서 2점을 내줬다. 여기서 안지원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린인고가 6회초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부산고가 6회 2점, 7회 1점을 더 추가하면서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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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야구부가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7회 황금사자기에서 선린인고를 12-3으로 누른 직후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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