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첼시행에 분노' 적반하장 토트넘... '충격' PL 8위 팀을 원하는 감독이 없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5.30 11:17 / 조회 : 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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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감독이 30일 첼시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사진=첼시 공식 SNS
토트넘 홋스퍼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까지 이끌었던 명장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1). 돌고 돌아 첼시 사령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복귀했으나 토트넘 팬들의 반응은 그의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선임 소식을 밝혔다. 7월부터 팀을 이끌고 계약기간은 2+1년 형식이다. 토트넘 때부터 함께한 코칭스태프가 모두 함께 첼시로 향할 만큼 구단은 포체티노에게 힘을 실어줬다.

물론 팀의 전성기를 이끌던 사령탑을 빼앗긴 느낌이 들 팬들 입장에선 분통할 수 있다. 더구나 그 상대가 런던 지역 라이벌이기에 더욱 분노가 커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그 화가 토트넘 운영진이 아닌 포체티노를 향하는 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한 팬이 자신의 SNS에 포체티노 감독의 자서전을 불태우고 있는 사진을 공해하며 이러한 팬들의 분노를 소개했다. 또 다른 팬들 또한 과격한 표현으로 포체티노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다.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적반하장인 행동인지 알 수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시즌 도중 물러나며 토트넘은 정식 감독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콘테 감독 하에서 4위 경쟁을 벌이던 토트넘은 최근 8경기 2승 1무 5패로 순식간에 추락했고 결국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얻지 못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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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AFPBBNews=뉴스1
콘테 사임 이후 토트넘의 다음 시즌 감독직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 중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포체티노의 이름도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토트넘은 관심이 없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포체티노가 이끌던 전성기는 물론이고 이후 하향세를 두 눈으로 목격했고 파리생제르맹(PSG)에서의 실패도 그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와 영국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등에 따르면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어떠한 제의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포체티노를 스스로 배척한 토트넘이 감독 선임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1순위였던 율리안 나겔스만과는 제대로 협상 테이블을 꾸리지도 못했고 폐예노르트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으로 이끈 아르네 슬롯의 선임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쏟아졌지만 그는 토트넘이 제안한 조건의 절반 수준인 페예노르트 잔류를 택했다. 토트넘 입장에선 충격적일 지경이다.

심지어 영국 축구매거진 더부트룸은 포체티노를 첼시에 내준 토트넘이 첼시에서 31경기 중 12승을 거두는 데 그쳐 비판을 받은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데려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트넘은 감독 후보를 계속 물색하고 있고 포터도 가능한 옵션이라 생각 중이다. 그는 토트넘 내에서 존경받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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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제의를 거절한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 /AFPBBNews=뉴스1
설상가상으로 토트넘에 대한 감독들의 평가가 최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손흥민을 득점왕에 올려놨던 조세 무리뉴 AS로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이끌었던 모든 팀을 존중하고 좋아한다. 유일한 예외는 토트넘"이라며 "토트넘 팬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커리어 중 가장 멀게 느껴진 구단이 토트넘이다. 레비 회장이 (카라바오컵) 결승 직전에 나를 경질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토트넘 출신 축구전문가 라몬 베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토트넘 운영진이 축구계가 얼마나 좁은지 모르는 것 같다. 감독과 코치, 전현직 선수는 물론 에이전트까지 토트넘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99% 이상 같은 이야기를 한다. 다음 감독이 누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클럽의 의사 결정권자들의 태도와 결정들이 클럽을 매우 불확실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영국 더선은 베가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레비는 큰 문제가 있다. 유럽의 감독들 사이에서 토트넘에 가지 말라는 말이 돌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즌이 마무리됐지만 감독 후보군은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팀 토크는 루이스 엔리케, 브랜든 로저스, 나폴리를 이끌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등을 후보군으로 꼽았다. 다만 토트넘 기피 현상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또한 토트넘에 호감을 나타낼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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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에서 성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무리뉴 전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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