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 홍건희가 쌓은 무사만루 위기, '난세영웅' 박치국이 있었다 [잠실★]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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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화전 9회 무사 만루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두산 박치국. /사진=두산 베어스
어쩌면 예견된 상황이었을까. 3일 연속 마운드에 오른 두산 베어스의 클로저 홍건희가 흔들렸다. 2-0로 앞서 있으나 3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절체절명의 상황. 두산은 박치국(25)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는 팀 승리를 지켜낸 수호신이 됐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라울 알칸타라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홍성호의 데뷔 첫 타점 등 활약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9회였다. 모두가 두산의 승리를 예감하던 그때 클로저 홍건희가 흔들렸고 박치국이 팀을 구해냈다.

올 시즌 박치국은 팀에서 가장 많은 등판 횟수를 자랑할 만큼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은 알칸타라가 세이브 상황 직전까지 끌고가 바톤을 넘겨준 탓에 쉬어갈 것처럼 보였다.

2-0 리드 상황. 두산의 선택은 홍건희였다. 셋업맨 정철원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지난 2경기 모두 9회 마운드에 올라 긴박한 상황에서 세이브를 챙기며 피로도가 컸지만 다른 선택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물론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홍건희는 대타 김태연에 이어 문현빈, 정은원에게까지 안타를 맞았다. 모두 단타에 그친 게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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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건희. /사진=두산 베어스
9회 2점 리드 무사 만루에서 클로저가 흔들릴 때 어떤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은 박치국을 믿었다. 타선엔 최근 10경기 타율 0.459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노시환이 섰다. 심지어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2타수 2안타로 박치국을 두드렸던 타자다.

모험수에 가까웠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치국의 시속 123㎞ 슬라이더에 노시환은 정타를 맞히지 못했고 타구는 유격수에게 향했다. 2루를 거친 공은 1루에도 타자주자보다 먼저 도달했다.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맞바꾼 병살플레이. 두산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2사 3루. 타석엔 한화의 강타자 채은성이 나섰다. 그 또한 올 시즌 박치국에게 2타수 1안타로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박치국은 담대하게 공을 뿌렸다.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44㎞ 몸쪽 속구에 채은성의 배트가 돌았고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치국의 시즌 2번째 세이브(2승 6홀드).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완벽하게 팀을 구해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에이스 알칸타라의 완벽한 투구가 승리로 이어졌다"며 "9회 무사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은 박치국의 배짱도 눈부셨다"고 칭찬했다.

더불어 "3일 연속 묵묵히 9회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틀 연속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투수조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줘 고맙다"고 전했다. 그만큼 홍건희 아닌 다른 카드를 고민하기 힘들었던 상황이었기에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팀을 구해낸 박치국이 대견해 보일 수밖에 없는 이승엽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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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을 확인한 뒤 기뻐하는 박치국.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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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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