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선수들이 지난 11일(한국시간)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EPL과 FA컵,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하는 이른바 '유럽 트레블(3관왕)'의 대업을 완성시켰다.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52)는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에 이어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지난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에 인수된 뒤 오랫동안 기다렸던 첫 유럽 제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맨시티는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계 최고 선수들을 끌어 모아 EPL에서는 7차례나 우승을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AFPBBNews=뉴스1 |
하지만 이번 시즌 맨시티는 리그에서 36골을 성공시킨 공격수 옐링 홀란(23)을 비롯해 공격과 수비진의 짜임새가 그 어느 시즌보다 견고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율 축구'를 완성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중원 3인방' 로드리(27), 케빈 데브라이너(32)와 베르나르두 실바(29)가 모두 최상의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맨시티 엘링 홀란. /AFPBBNews=뉴스1 |
올 시즌 전까지 유럽 프로축구 클럽 가운데 챔피언스리그(과거 유러피언컵)를 포함한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은 7개였다. 셀틱(스코틀랜드·1966~1967시즌), 아약스(네덜란드·1971~1972시즌), 에인트호번(네덜란드·1987~1988시즌), 맨유(잉글랜드·1998~1999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2008~2009, 2014~2015시즌), 인테르나치오날레(이탈리아·2009~2010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2012~2013, 2019~2020시즌)이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맨시티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맨체스터 시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 트레블' 2개 클럽을 보유한 도시가 된 셈이다.
1998~199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맨유 선수들. /AFPBBNews=뉴스1 |
산업체를 기반으로 한 축구 클럽 창설 붐은 교회에서도 불붙었다. 청년들이 교회를 등한시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맨체스터 지역 교회들도 축구 클럽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잉글랜드 청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였기 때문이다. 그 중 한 팀이 현재의 맨시티다. 맨시티는 1880년 세인트 마크스(St. Mark's)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세인트 마크 성공회 교회가 이 팀의 후원자였다.
이미 19세기부터 잉글랜드 축구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던 맨체스터는 1960년대 이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맨유가 잉글랜드뿐 아니라 유럽을 제패하면서 '축구 도시'로 성가를 높였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에도 맨유는 잉글랜드 최고 팀으로 군림해왔고 이후 2010년대부터 맨시티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하는 트레블은 아니지만 올 시즌 전까지 같은 도시에서 2개 클럽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유일한 유럽 도시는 흥미롭게도 이탈리아 상공업의 중심지였던 밀라노였다. 밀라노에 연고를 두고 있는 AC 밀란(7회)과 인테르나치오날레(3회)는 모두 합쳐 10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이종성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