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스트라이크?' KIA 최원준, 심판 삼진콜에 왜 진한 아쉬움 드러냈나 [대전 현장]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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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원준이 아쉬워하고 있다.
뜻대로 잘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잘하고 싶은 의욕만 앞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1년 6개월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KBO리그에 복귀한 지 이제 막 열흘째였던 최원준(26·KIA 타이거즈)은 말 그대로 낯선 환경에 '혼란'을 겪고 있었다.

2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3시즌 9차전 6회초 무사 1루. 한화 주현상이 최원준에게 던진 4구째 몸쪽 직구는 방송사 중계화면으로 보면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꽉 찬 공으로 보였다.


실제 스트라이크존과 방송 중계 화면상 직사각형으로 표시해 놓은 스트라이크존은 카메라 각도 등에 의해 조금은 다르지만, 무엇이 됐든 중계 화면으로만 보면 누가 봐도 스트라이크인 공으로 보였다. 그래서 최원준이 삼진 판정 이후 드러낸 다소 진한 아쉬움의 표현은 다수의 야구팬들을 당황하게 할 법도 했다.

하지만 최원준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최원준은 복귀 후 부진한 성적에 "퓨처스리그와 1군 투수의 공 차이도 있겠지만, 스트라이크존이 입대 전에 비해 많이 넓어진 느낌이다. 퓨처스리그도 넓은 편인데 1군 스트라이크존은 그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직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민이었다. 최원준은 "상무에 있으면서 내가 특히 중점적으로 개선하려고 한 것이 선구안이었다. 그랬는데... (1군에 와서) 내가 볼이라 생각한 것을 죄다 스트라이크라고 하니 계속 쫓기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 이 부분이 제일 적응하기 힘들다. 아직 형들이나 코치님들에게도 말한 적은 없는데 일단 혼자 적응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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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원준이 22일 대전 한화전 6회초 무사 1루에서 아쉬워했던 볼 판정, 빨간색 원이 루킹 삼진의 원인이 된 4구째다./사진=중계화면 갈무리


물론 그렇다 해도 아쉬움을 다스릴 줄 아는 감정 조절은 필요하다. 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도 컸을 예비역이다. 입대 당시 주변에선 '주전 외야수'의 입대에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정작 최원준은 자신이 주전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최원준은 '돌아올 때 이렇게 외야가 치열할 줄 알았나'라는 질문에 "내가 복귀한다고 주전으로서 당연하게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 자체를 한 적이 없다. 내 자리는 내가 아프거나 부진하면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거라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면서 "난 (최)형우 선배처럼 오랫동안 한 자리를 차지한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똑같이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랬기에 주전 우익수 나성범의 복귀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최원준은 "(나)성범이 형 자체가 워낙 좋은 선수라 일단 오면 팀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된다. 나도 배울 점이 많고 지금 우리 팀이 5강 싸움을 하고 있어서 성범이 형이 오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뿐"이라면서 "좋은 외야수가 많은 건 오히려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외야수로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못 나가더라도 내가 뒤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귀 후 성적은 타율 0.179 출루율 0.238 장타율 0.179. 입대 직전인 2022시즌 143경기 타율 0.295, 40도루 82득점, 출루율 0.370, 장타율 0.372로 KIA 외야에서 가장 빛났던 최원준이기에 지금의 성적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나 아직 그는 익숙한 친정팀 KIA에도 이제 막 적응을 마친 26세의 어린 예비역이다.

"지난주는 정말 멋모르고 나간 거 같은데 이젠 좀 적응된 거 같아요"라고 멋쩍게 웃던 최원준은 "적응은 끝난 거 같은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형들이랑 코치님들이 원래 군대 다녀오면 적응기가 필요한 거라고 좋은 말만 해주셔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출루를 못해 아쉽지만, 전처럼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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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원준이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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