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거면 뛰지, 왜?' KIA 외인 통한의 주루사... 덕분에 한화 2연승+15일 만에 꼴찌 탈출 [대전 현장]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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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소크라테스 브리토.
애초에 홈까지 가기엔 애매한 거리였다. 그래도 뛸 생각이면 확실히 뛰었어야 했다.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저지른 통한의 주루사로 인해 2연패에 빠졌다. 반면 한화 이글스는 희생플라이로 낸 1점을 끝까지 지키면서 KIA에 위닝시리즈를 확보, 보름 만에 꼴지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22일 대전광역시 중구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한화는 25승 4무 37패로 같은 날 키움 히어로즈에 패한 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6월 6일 이후 15일 만에 9위로 올라섰다. 반면 연패에 빠진 KIA는 28승 1무 33패로 5할 승률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한화 선발 한승혁은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타선은 정은원의 멀티히트를 포함해 총 5안타를 알맞게 뽑아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선발 이의리가 4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흔들린 것을 비롯해 타선이 2안타 빈타에 허덕이면서 위닝 시리즈를 내줬다.






6월 22일 한화 vs KIA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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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연(왼쪽)과 KIA 변우혁. /사진=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한화는 이진영(우익수)-김인환(1루수)-노시환(3루수)-김태연(지명타자)-문현빈(중견수)-정은원(2루수)-장진혁(좌익수)-박상언(포수)-이도윤(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한승혁.

KIA는 류지혁(3루수)-최원준(우익수)-이우성(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변우혁(1루수)-박찬호(유격수)-김규성(2루수)-김선우(포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의리.

이번 3연전 내내 4번 타자가 달라졌다. 이틀 전 채은성, 전날 이성곤에 이어 이날은 김태연이 기회를 받았다. 20일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왼쪽 엄지발가락 타박상을 이유로 교체된 채은성이 여전히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이유다. 주전 포수 최재훈도 휴식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서 제외됐다. 한승혁은 지난해 KIA서 트레이드 이적 후 친정팀 상대 첫 선발 등판이다. 예고된 최대 투구 수는 70개.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1, 2, 3번 선수들이 다른 선수보다 장타도 있어서 유지하려 한다. 상대 선발도 (좌완인) 이의리여서 4번에 (우타자에 장타력 있는) 김태연을 넣었다. 채은성이 복귀하면 4번이고 김인환은 이번 주 활약을 보고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와 2번과 5번에 번갈아 넣어볼 생각이다. 이 5명이 못 치면 못 이긴다. 이들 앞에서 작전은 할 수도, 해서도 안 되고 타자 믿고 간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한승혁은 알기는 아는데 (우리 팀이었어서) 상대를 안 해봤다. 오히려 다른 팀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변우혁은 솔직히 올해가 첫 시즌이다. 최근 컨디션도 좋고 공에 대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잘해주고 있으니 너무 욕심만 안 부리면 된다"고 변우혁의 최근 활약을 칭찬했다.





KIA의 과거와 미래... '4이닝 64구 무실점' 한승혁, '4⅓이닝 104구 1실점' 이의리에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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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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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승혁.


KIA가 그해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지명한 선수들간의 선발 매치업이었다. 한승혁은 2011년 1라운드 전체 8번,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 선수로 그해 가장 먼저 뽑혔다. 두 사람 모두 강속구 선발 투수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한승혁은 KIA에서 끝내 꽃을 피지 못했다. 이날은 한승혁이 지난해 11월 장지수와 함께 변우혁을 상대로 2대1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친정팀을 상대로 처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선 날이었다.

제구 불안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두 사람 중 웃은 것은 한승혁이었다. 이의리와 한승혁 모두 2회 위기를 맞았다. 한승혁이 먼저 흔들렸다. 최형우와 소크라테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변우혁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야수들의 호수비가 뒤따르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이의리도 문현빈에게 볼넷, 정은원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장진혁을 헛스윙 삼진, 박상언과 이도윤을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끈질기게 공략했다. 3회 선두타자 이진영이 우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인환의 땅볼 타구 때 3루로 향했다.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주자 1, 3루를 만든 것을 김태연이 외야 중앙으로 공을 크게 보내며 희생플라이 1타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1-0 리드.

한승혁이 소크라테스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4회를 세 타자로 막아낸 것과 달리 이의리는 계속해 흔들렸다. 4회 2루수 김규성의 땅볼 실책으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하더니 정은원에게 도루, 박성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연거푸 내주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하진 않았으나, 이미 투구 수가 89개에 달했다. 결국 5회 김인환에게 우전 안타, 김태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최지민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행히 최지민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면서 이의리의 기록은 4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이 됐다. 총 투구 수는 104개(직구 66개, 슬라이더 30개, 체인지업 5개, 커브 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54㎞까지 나왔으나, 볼이 40개로 제구가 아쉬웠다.

한편 한승혁은 2회를 제외하곤 무난한 피칭을 이어가면서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에 리드를 안기고 내려왔다. 총 투구 수는 6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54㎞. 트레이드 상대였던 변우혁을 상대로도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100% 수행해낸 판정승이었다.





KIA 소크라테스, 1사 2, 3루 찬스 날린 통한의 주루사... '741일 만에 1-0 승' 한화도 지키는 야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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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인환.


양 팀 선발 투수들이 5회 전에 내려간 이후 경기는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KIA에서는 최지민이 1⅔이닝 무실점, 한화에서는 이태양(1이닝)-주현상(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는 종반에 접어들었다.

승부처는 7회초였다. 소크라테스가 출루한 1사 1루에서 윤대경의 볼넷과 폭투로 KIA는 1사 2, 3루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박찬호가 일단 중견수 뜬 공 처리되면서 2아웃이 됐다. 이때 타구가 잡힌 지점은 충분히 홈 송구를 노릴 수 있을 만큼 짧았으나, 3루 주자 소크라테스가 리터치 후 홈을 노리려 했다.

하지만 애매하게 출발했고 이것을 중견수 문현빈으로부터 공을 건네 받은 1루수 김인환이 포착했다. 마운드까지 와 있던 김인환은 3루에 있던 유격수 이도윤에게 빠르게 송구했고 이도윤이 그 공을 받아 정확히 소크라테스에게 태그하면서 순식간에 3아웃, 이닝이 종료됐다. 재치 있는 플레이에 한화 더그아웃은 물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모인 7675명의 관중까지 들썩였다.

이후에도 강재민, 박상원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1-0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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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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