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잼버리 출연? 정치권은 K팝을 뭘로 보는건가[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3.08.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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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제64회 그래미어워드 현장 /사진제공=빅히트뮤직


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이 또다시 정치권에서 언급됐다. 이번에는 연이은 일정 변경 등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잼버리 K팝 콘서트와 관련한 한 정치인의 주장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 대회는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국격이 추락하는 행사였다"라고 지적하고 "집행에 책임이 있는 전북도는 물론이고 지원해야 하는 중앙정부까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은 "이번 잼버리 대회에는 일본에서 개최됐던 대회보다 1만여 명이 많은 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청소년이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와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보기 위해 방문했을 것"이라면서 방탄소년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성일종 의원은 "이 소중한 손님들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성일종 의원은 이어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일종 의원의 이 발언을 두고 여론의 비판이 적지 않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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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잼버리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었던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는 지난 6일 공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11일로 연기한 과정에서 장소 변경을 두고 아무런 논의 없이 전북 월드컵경기장 개최 공지를 하루만에 다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변경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운영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나 이번 전북 월드컵경기장 개최 공지로 인해 예정됐던 K리그 전북 현대의 경기 일정 변동은 물론 사실상의 통보나 다름없는 당국의 조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전북 월드컵경기장에서의 일정이 변경된 이후 하루만에 서울로 바뀌었지만 전북 현대의 원래 홈 FA컵 경기와 K리그 경기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갑자기 논의도 없이 결정을 내려버리는 바람에 공지가 또다시 바뀐다고 해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경기 티켓도 환불하기까지 시간이 당연히 걸리고, 전북 현대 경기를 보기 위해 호텔 예약까지 다 해놓았던 전북 현대 경기 상대팀인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변경과 재변경에 허탈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축구계에서도, 특히 전북 팬들을 중심으로 어이없는 졸속행정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다.

여기에 예정된 일정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일정을 바꿔 다른 날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K팝 신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도 이러한 업계 분위기를 모른 채 상의도 없이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2년 일찌감치 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물론 여러모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라이브 방송으로 전격 발표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줬을 정도로 방탄소년단이 갖고 있는 현재의 위상은 어마어마했음이 입증됐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로 활동하며 가졌었던 부담감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앞으로는 팀보다 개인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제이홉이 2번째로 현역 입대했고 슈가도 입영 연기를 취소한 상태다. RM 지민 뷔 정국의 경우 아직 입대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인 스케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섭외만 한다면 흩어져 있던 멤버들이 길어야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공연 무대에 완전체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K팝 신을 전혀 모르고 하는 주장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설사 물리적으로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서)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는다고 해서 이들이 준비도 없이 갑자기 무대에 서면 우리가 보던 그렇게 멋지고 대단한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대단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방탄소년단의 말도 안되게 갑작스러운 출연 제의에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서 뉴진스로 출연을 대체하겠다고 피드백을 건넨 게 아니냐는 씁쓸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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