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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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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
샌디에이고는 최근 몇 년간 선수 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다. 당장 지난 겨울만 해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4), 김하성이라는 걸출한 유격수 자원 둘이 있었음에도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32)를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94억 원)에 데려오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그 시도는 올해도 81승 8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 때문에 2014년부터 샌디에이고를 이끌고 있는 A.J.프렐러 사장의 재신임도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프렐러 사장 체제에서 샌디에이고는 지구 우승은커녕 단 두 번의 포스트시즌 진출(2020년, 2022년)에 그쳤다.
김하성의 재발견은 실망스러운 한 해에 몇 안 되는 샌디에이고의 소득이었다.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3년 차를 맞이한 김하성은 올해 151경기 타율 0.262, 17홈런 59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4 장타율 0.401 OPS 0.755를 기록하면서 샌디에이고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 2억 5300만 달러(약 3428억 원)에 달하는 총연봉을 2억 달러(약 2710억 원) 이하로 대폭 줄일 가능성을 이야기하면서 김하성을 트레이드되지 않을 팀 내 핵심으로 분류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모든 변화의 조짐에도 샌디에이고의 전반적인 방향성이 바뀌거나 2024년에 빠르게 (포스트시즌) 경쟁에 나서려는 그들의 열망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니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 다르빗슈 유, 김하성, 조 머스그루브 등 핵심 그룹 중 어느 누구도 트레이드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핵심 그룹 중 장기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는 김하성뿐이다. 마차도가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743억 원), 조타티스 주니어가 14년 3억 4000만 달러(약 4607억 원), 다르빗슈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63억 원), 머스그루브가 5년 1억 달러(약 1355억 원) 등으로 최근 연달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그에 반해 700만 달러의 김하성은 샌디이에고 입장에서 가성비가 매운 뛰어난 선수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면서 올 시즌은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만개해 리드오프로서 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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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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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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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
이러한 가성비 넘치는 활약도 내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2021년 샌디에이고 와 4년 2800만 달러(약 379억 원) 계약을 체결한 김하성은 2025시즌을 700만 달러(약 95억 원) 규모의 뮤추얼(상호 합의) 옵션으로 설정했다. 김하성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거절하고 2024시즌 후 FA 시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이 조항은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들이 김하성의 재계약을 주장하는 이유가 됐다. 미국 매체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지난 8월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700만 달러다. 너무 낮은 몸값"이라며 "7년 1억 5000만 달러(약 2032억 원) 규모의 연장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겨울 당시 김하성과 비슷한 나이에 커리어 곡선도 흡사한 댄스비 스완슨(29)이 시카고 컵스와 7년 1억 7700만 달러(약 2398억 원)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허황된 소리는 아니다. 스완슨도 FA 전까지 타격은 통산 타율 0.255, OPS 0.738에 불과했으나, FA 직전해에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타율 0.277을 치는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대박 계약을 터트렸다. 김하성 역시 올 시즌 골드글러브가 유력하다는 수비 평가를 받았고 타격에서도 한층 진일보하면서 1억 달러 이상의 잭폿도 불가능은 아니다.
그럼에도 1억 이상의 장기계약을 장담하지 못한 것이 최근 9월 성적이었다. 전반기에만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로 폭주기관차와 같던 김하성은 9월 한 달간 홈런 없이 타율 0.184, OPS 0.494로 성적이 급락했다. 선수 본인도 인정한 체력이 문제였다. 1일 경기에서 5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함과 동시에 메이저리그 커리어 두 번째로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하면서 모처럼 존재감을 발휘했으나, 9월 한 달간 깎아 먹은 것이 너무 많았다. 충분히 가능해 보였던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초 한 시즌 20홈런-40도루 새 역사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최악의 9월에도 이미 김하성의 2023시즌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다시 장기계약을 향한 꿈을 키운다. CBS 스포츠는 "김하성이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서 3개의 안타와 1개의 2루타 그리고 2번의 3루 도루를 하면서 17타수 무안타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올 시즌 브레이크아웃한 27세의 선수(김하성)는 9월 한 달간 타율 0.184로 주춤했다. 상대적으로 무기력한 마무리였지만, 3년 차 김하성은 올 시즌 140안타, 75볼넷, 17홈런, 84득점, 38도루 등 모든 면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크게 한 발을 앞으로 나아갔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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