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Live] '대참사' 한국야구의 굴욕, 대만에 0-4 완패... '답이 없는 경기력' 결승행 장담 못한다

샤오싱=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0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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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가 2일 대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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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오른쪽)가 흔들리자 최일언 투수 코치(가운데), 포수 김형준이 마운드에 올라 진정을 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가 강력한 경쟁자 대만을 넘어서지 못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승률 80%로 강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1라운드부터 덜미를 잡히며 한국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샤오싱 베이스볼&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야구장(The Baseball Main Venue of 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에서 열린 대만과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0-4로 완패했다.


마이너리거 좌완 투수 린위민을 넘어서지 못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좌투수 린위민을 공략하지 못했다. 올해 2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ERA) 3.86을 기록한 대만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 투수 린위민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호투를 펼쳤다. 한국 타자들은 린위민의 호투에 쩔쩔맸다.

1994년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야구에서 한국은 7차례 중 총 5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이번엔 4연패 도전에 나선다.

이를 위해 대만은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대다. A조의 일본이 실업야구 선수들로 팀을 꾸린 반면 대만은 마이너리거들을 다수 포함시켰다. 반면 한국은 종전 최정예 전력을 구축해 나섰던 것과 달리 이번엔 나이 제한을 뒀다. 만 25세, 4년 차 선수들을 기본으로 하고 와일드카드 3장 또한 만 29세 이하로 제한했다. 프로야구 일정 지연 최소화와 향후 국제대회에서 활약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당초 선발한 선수 중 이정후가 낙마했고 구창모와 이의리 또한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아 제외됐다. 특히 구창모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선수였으나 류 감독은 와일드카드 한 장을 포기하며 대체 선수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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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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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1라운드 2차전(VS 대만) 선발 라인업

이날 한국은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문보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로는 문동주가 나섰다.

대만은 쩡종저(유격수)-린즈웨이(좌익수)-린리(지명타자)-린안커(우익수)-우넨팅(1루수)-리하오위(2루수)-션하오웨이(중견수)-린즈하오(3루수)-린쟈정(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린위민이 문동주와 맞섰다.

지난해 한화 1차 신인 문동주는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최고 시속 160㎞대 속구를 바탕으로 예리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패턴에 KBO리그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화는 미래를 위해 문동주의 투구 한계를 120이닝으로 제한했고 그로 인해 문동주는 더욱 더 차근히 아시안게임에 대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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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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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회 : 초반부터 흔들린 문동주, 1실점으로 잘 막았다... 김성윤 통한의 판정, 비디오판독 있었다면...

1회초 공격적으로 나선 한국 타선은 낯선 투수 린위민을 공략하지 못했다. 반면 1회말 문동주는 고전했다. 첫 타자 쩡종저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은 문동주는 린즈웨이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돌려세웠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3루로 향했다. 1사 만루 실점 위기. 린리를 상대로 강력한 속구를 뿌린 문동주는 0-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143㎞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그러나 4번 타자를 상대로 밋밋한 변화구에 큰 코를 다쳤다. 커브가 높게 제구됐고 린안커는 작정하고 배트를 휘둘렀다. 잘 맞은 타구는 쭉쭉 뻗어가 우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렸다. 담장을 넘어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느낄 정도로 완벽히 배트 중심에 맞은 정타였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우넨팅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 1사에서 대회 직전 낙마한 이의리의 대체 선수 윤동희가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대형 2루타를 날렸다. 박성한이 헬멧에 스치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김형준의 유격수 땅볼 때 주자가 2,3루로 향했다. 결정적인 순간 타석에 선 김성윤. 빗맞은 타구가 투수 옆으로 흘렀지만 전력질주를 한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를 파고 들었다. 베이스 커버에 나선 린위민의 발보다 빠른 것으로 보였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비디오판독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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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회 : 안정 찾던 문동주, 폭투 한 방이 뼈아팠다... 타선은 감감무소식

문동주는 급격히 안정감을 찾아갔다. 2,3회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투구수도 아꼈다. 이번 대회 가장 믿을 만한 선발 카드이고 이날 등판 후 사실상 슈퍼라운드까지 출전이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필요가 있었다.

4회말 다시 한 번 뼈아픈 장면이 연출됐다. 선두 타자 린리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린안커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내줬고 우넨팅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리하오윙의 우익수 플라이로 3루 주자가 3루로 향했고 문동주의 슬라이더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바운드되며 폭투,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 션하오웨이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더욱 땅을 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 5~7회 : '문동주 조기강판' 승부수, 최지민-박영현 호투가 무색하다... 타선은 침묵 또 침묵

류중일 감독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문동주를 내렸다. 투구 내용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으나 이따금씩 정타를 허용했고 폭투까지 범하는 등 완벽한 경기력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낙제점이라기보다는 험난한 일정에서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함과 이날 경기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한 카드로서 문동주 대신 박세웅을 투입한 것으로 보였다.

5회 박세웅은 첫 타자 린즈하오에게 안타를 맞고도 3루수 노시환의 호수비로 선행 주자를 2루에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2사에서 다시 몸에 맞는 공, 린리에게 7구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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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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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류중일 감독이 움직였다. 2사 만루에서 좌완 최지민을 불러올렸다. 최지민은 린안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한국의 소방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6회말 돌연 최지민이 흔들렷다. 볼넷과 안타를 맞고 2사 2,3루에 몰리자 한국 벤치는 박영현을 투입했다. 박영현은 3구 모두 헛스윙을 유도하며 완벽한 구위로 린쟈정을 압도했다. 7회에도 쩡종저와 린즈웨이에게 각각 3구 삼진을 잡아냈다. 6회말 2사부터 9구로 삼진 3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린리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타선에 기회를 넘겼다.

◆ 8~9회 : 노시환 2루타→4번 타자 강백호 침묵, 설상가상 8회 추가 2실점 '이길 방법이 없었다'

앞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던 노시환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로 밥상을 차렸다. 삼진 하나 포함 3타수 무안타에 그친 4번 타자 강백호가 나설 차례였다.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유격수 쩡종저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막아냈고 재빠른 송구로 강백호를 잡아냈다.

설상가상으로 8회말 2점을 더 내줬다.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이 두들겨 맞았다. 1사에서 우넨팅에게 2루타, 리하오위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는 등 제구가 흔들렸고 2사에서 린즈하오에게 통한의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사실상 승기가 완전히 대만으로 기울어진 장면이었다.

9회초 1사에서 윤동희가 안타를 때렸지만 승부에 큰 영향은 미치진 못했다. 2사에서 김형준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항저우 참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한국은 1일 홍콩에 10-0, 8회 콜드게임을 거두고도 이날 대만에 패하며 전망이 어두워졌다. 한국은 3일 오후 1시 태국전을 끝으로 1라운드를 마감한다. 각 조 1,2위가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데, 한국은 조 2위로 1라운드를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1라운드의 조 1-2위간 성적은 슈퍼라운드에도 그대로 반영돼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슈퍼라운드에선 A조 1,2위와 차례로 맞붙는다. 슈퍼라운드 결과 최종 1,2위가 결승에서 금메달을 두고 맞붙는 형식이다. 2승을 거둬야만 결승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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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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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선수 출전 역대 아시안게임 대만전 전적(11전 8승 3패)

▷ 1998 방콕 : 예선 16-5 승(7회 콜드), 예선 5-4 승

▷ 2002 부산 : 예선 7-0 승, 결승 4-3 승

▷ 2006 도하 : 예선 2-4 패

▷ 2010 광저우 : 예선 6-1 승, 결승 9-3 승

▷ 2014 인천 : 예선 10-0 승(8회 콜드), 결승 6-3 승

▷ 2018 자카르타-팔렘방 : 예선 1-2 패

▷ 2022 항저우 : 한국 0-2 패

■ 한국 야구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

▷ 1994 히로시마 : 은메달, 일본 우승

▷ 1998 방콕 : 금메달

▷ 2002 부산 : 금메달

▷ 2006 도하 : 동메달, 대만 우승

▷ 2010 광저우 : 금메달

▷ 2014 인천 : 금메달

▷ 2018 자카르타-팔렘방 : 금메달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최종 엔트리 24명(*는 와일드카드, 굵은글씨는 군필 및 면제)

▷ 감독 = 류중일

▷ 코치 = 최일언, 김동수, 장종훈, 류지현, 이종열, 정대현

▷ 투수 =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박영현(KT), 원태인(삼성), 나균안, *박세웅(이상 롯데),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장현석(마산용마고, 이상 우완), 최지민(KIA), 김영규(NC, 이상 좌완)

▷ 포수 = 김동헌(키움), 김형준(NC)

▷ 내야수 = 박성한(SSG), 김혜성(키움), 문보경(LG), 강백호(KT), 김주원(NC), 김지찬(삼성), 노시환(한화)

▷ 외야수 = 최지훈(SSG), *최원준(KIA), 김성윤(삼성), 윤동희(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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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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