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女 역도 76㎏급 銅, 'AG 첫 메달 번쩍'... 北 송국향-정춘희와 '나란히 시상대 점령' [항저우 Live]

항저우=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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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이 5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 인상 1차 시기에 105㎏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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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이 인상 시기 도전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이 두 차례 좌절을 극복하고 드디어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현은 5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 체육관(Xiaoshan Sports Centre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 결승에서 인상 105㎏, 용상 138㎏으로 총합 243㎏을 들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1위는 267㎏(인상 117㎏, 용상 150㎏)을 든 송국향, 2위는 266㎏(인상 117㎏, 용상 149㎏)을 든 정춘희가 차지했다.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4위에 그쳤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으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인상에서 106㎏를 성공하고도 용상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에 실격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김수현은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오른 김수현은 올 5월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높였고 세계적인 북한 역사(力士) 정춘희와 송국향에 이어 동빛 바벨을 번쩍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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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을 들어올리는 김수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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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이 인상에서 105㎏ 1차 시기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부문은 7개 체급(49㎏급, 55㎏급, 59㎏급, 64㎏급, 76㎏급, 87㎏급, 87㎏ 이상급)으로 나눴다. 파리 올림픽에선 여자 5개 체급(49㎏급, 59㎏급, 71㎏급, 81㎏급, 81㎏ 이상급)으로 세부 종목이 편성됐다. 김수현은 내년엔 무게를 올려 81㎏ 에 나설 계획이다.

역도는 인상(Snatch)과 용상(Clean & Jerk)으로 나눠 두 기록의 합산으로 기록을 측정한다. 인상은 바벨을 머리 위로 한 번에 들어올린 다음 반듯이 일어서는 자세다. 용상은 어깨 높이까지 먼저 들어올린 뒤 자세를 일으켜 세우고 이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인상부터 실시하고 계체시 제출한 인상 기록이 낮은 선수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3차례 기회가 주어지고 점점 무게를 늘려가며 시도를 이어간다. 105㎏을 적어낸 김수현은 전체 12명 중 8번째로 인상 시도에 나섰다.

당차게 들어선 김수현은 단번에 성공시켰다. 연인인 가라테 선수 피재윤(21·대한카라테연맹)은 관중석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일 김수현을 향해 연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둘은 2년 전 가라테 국가대표 박희준의 소개로 만나 지난해 가을 연인으로 발전한 진천선수촌을 대표하는 공식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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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왼쪽)과 그의 연인 피재윤. /사진=피재윤 SNS
109㎏로 무게를 올려 2차 시기에 나선 김수현은 이번엔 아쉽게 실패했다. 2분의 시간을 부여받았다. 잠시 숨을 돌린 김수현은 작년 전국체전에서 들어 올렸던 무게인 109㎏를 들어올리지 못하고 인상 기록을 105㎏로 인정받았다.

이어 '천상계 대결'이 이어졌다. 북한 정춘희는 첫 시기 113㎏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이어 나선 리아오 구이팡도 같은 무게를 손쉽게 성공했다. 또 다른 북한 선수인 송국향은 1차 시기부터 무려 117㎏에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운 실패. 2차 시기는 보란듯이 성공했다.

인상에서 정춘희, 송국향(이상 117㎏), 리아오 구이팡(113㎏)에 이어 4위에 오른 용상에서 만회에 나섰다. 첫 시기는 135㎏로 송국향과도 같은 무게였다.

김수현에겐 호재가 발생했다. 인상 2차 시기에서 118㎏ 도전에 나섰다가 불안한 자세로 실패한 리아오 구이팡은 3차 시기를 포기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용상에선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이었지만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기며 용상도 포기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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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향이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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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성공하는 송국향. /사진=뉴스1
용상 1차 시기를 135㎏로 도전할 예정이었던 그는 무게를 줄여 132㎏로 줄여 도전했다. 클린 동작을 가볍게 성공한 그는 저크까지 완벽히 마무리하며 1위로 올라섰다. 인상과 용상 합계 237㎏.

이어 정춘희가 135㎏에 도전해 성공시켰고 총합 252㎏을 기록하며 김수현은 2위로 밀려났다. 2차 시기를 136㎏에 나선 김수현은 이번에도 연인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클린 동작에 이어 저크까지 완벽히 성공시켰다. 총합을 241㎏로 늘리며 다시 2위로 올라섰다.

인상에서 105㎏를 들어올리고 용상 1차 시기에 130㎏을 성공시킨 필리핀 바네사 사르노가 몸에 이상이 생겨 이후 도전을 실패해 총합 235㎏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대만 천웬후에이가 인상 105㎏에 이어 용상 3차 시기에서 137㎏을 들어올려 김수현은 1㎏ 차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김수현은 138㎏에 나섰다. 클린 이후 저크까지 성공시킨 김수현은 감격에 겨워했으나 2대1로 실패 판정을 받았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좀처럼 번복되지 않지만 결국 판정은 뒤바뀌었고 이를 기다리던 김수현은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송국향과 정춘희가 내부 대결을 벌였다. 정춘희가 135㎏로 시작해 143㎏, 149㎏를 모두 성공시키며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후 송국향이 140㎏, 148㎏에 이어 150㎏를 성공시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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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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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희. /사진=뉴스1


■ 역대 76㎏급 주요 기록(*체급 변화로 AG 기록 없음)

▷ 인상

- 세계 신기록 : 124㎏, 림정심, 2019년 파타야 세계선수권

- 아시아 신기록 : 124㎏, 림정심, 2019년 파타야 세계선수권

▷ 용상

- 세계 신기록 : 156㎏, 장왕리, 2019년 푸저우 역도월드컵

- 아시아 신기록 : 156㎏, 장왕리, 2019년 푸저우 역도월드컵

▷ 합산

- 세계 신기록 : 278㎏, 림정심, 닝보 아시아역도선수권

- 아시아 신기록 : 278㎏, 림정심, 닝보 아시아역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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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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