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이후 처음' 22세 좌완의 2년 연속 규정이닝 돌파, 2021년 0.5G차 PS 탈락 악몽 지웠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0.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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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사진=SSG랜더스
9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 패배로 6연패에 빠졌을 때만 해도 SSG 랜더스의 가을야구 진출은 쉽게 장담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운드가 흔들리고 타격이 침체에 빠졌다.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원투펀치로 활약하던 커크 맥카티(28)-김광현(35), 필승조 노경은(40)-고효준(41)이 흔들리면서 해당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5.35(리그 9위)에 달했다. 타격 역시 차츰 살아나는 한유섬을 제외하고 팀 타율 0.259, OPS(출루율+장타율) 0.701로 리그 8위로 처졌다.


하지만 좌완 영건 오원석(22)이 하위 선발 로테이션에서 안정을 찾아가면서 SSG는 연패에 빠지지 않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9월 23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당시 선발 등판한 맥카티가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이탈하면서 오원석은 올 시즌 처음으로 구원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5⅔이닝 2실점으로 성공적이었고 이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면서 결국 2년 연속 규정이닝도 달성했다.

구단 역사상 만 23세 이하 투수가 규정이닝을 2시즌 이상 소화한 것은 단 두 차례로 이승호(42) 현 SSG 1군 불펜코치와 김광현뿐이었다. 2년 연속 돌파한 것도 이들 둘뿐으로 오원석은 세 번째 사례가 되면서 SSG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자격을 갖춘 선수임을 증명했다.

오원석의 시즌 막판 호투는 SSG가 후반기 역대급 순위경쟁을 뚫고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원석의 구원 등판 경기에서 맥카티는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고 최소 2주 휴식 소견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다. 자칫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여파로 과부하된 불펜이 더 힘들어질 수 있었으나, 그 악순환을 오원석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의 활약으로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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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사진=SSG랜더스


9월 말일부터 시작된 9승 1패의 호성적에도 좀처럼 결정되지 않는 순위에 늘 긴장감이 있던 SSG 선수단이었다. 2021년 0.5경기 차로 포스트시즌(PS)에서 탈락한 악몽을 경험한 탓이다. 7~8일 창원에서 만난 최민준은 "2021년에 0.5게임 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못 간 경험이 있다 보니 남은 경기를 한 게임 한 게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라고 말했고, 오태곤은 "다른 팀 경기를 의식하기보다는 우리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라며 각오를 다졌었다.

오원석의 10월 13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 호투는 그 악몽을 지웠다. 당시 그는 1회부터 김혜성, 로니 도슨에게 연속 안타, 이주형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김휘집을 9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내고 송성문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한 점만 허용한 채 마무리했다. 2, 3회에도 병살타를 끌어내는 등 수비의 도움을 받아 팀의 한 점차 리드를 지켜냈고 6회를 공 7개로 마무리해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이후 서진용이 9회 김휘집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오원석의 시즌 9승은 날아갔지만, 끝내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오)원석이가 마지막엔 잘 던졌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방어율 3.50을 만들면 10승을 할 텐데...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이후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첫해보다 구위가 확실히 좋아졌고 구속도 올라왔다. 본인이 몸을 키우고 만들면서 노력한 결과다. 원석이의 장점은 릴리즈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고 공의 회전수가 좋아 체감상 원래 구속보다 타자들이 더 빠르게 느낀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제구를 가다듬고 구종을 좀 더 다양하게 가져가면 팀의 에이스도 될 수 있고 대표팀도 갈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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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사진=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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