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다웠다! 군산상일고, '타격 3관왕' 양준혁 앞세운 대구상원고에 연장 끝내기 승... 대회 2연패 [고교동창대회 현장]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0.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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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상일고가 28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노브랜드배 고교동창대회 우승 후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김동윤 기자
'역전의 명수'답게 끝냈다. 군산상일고가 연장 승부치기 끝에 양준혁-안지만을 앞세운 대구상원고를 제압하고 고교동창 야구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군산상일고는 28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대회 결승전(정규 7이닝)에서 대구상일고를 9-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학교인 군산상일고에는 장학금 3000만원, 준우승 학교인 대구상원고에는 장학금 1500만원이 주어진다. 공동 3위 팀에게도 700만원이 수여돼 선배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 후배들에게 전달된다.

1회 대회 때 영웅들이 이번에도 맹위를 떨쳤다. 선발 투수 문용두(48)가 6⅓이닝 동안 무려 127개를 던지는 역투를 펼치며 1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127구 중 90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명포수 이만수(대구상원고)로부터 감탄사를 끌어내기도 했다. 차정국(48)은 결승전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도루, 이우인(46)은 4타수 4안타 2타점 2도루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대회 통틀어 5경기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3도루를 기록한 차정국은 대회 MVP를 수상했다.

이미 앞서 등판한 선발 4경기에서도 모두 승리를 장식해 군산상일고의 결승 진출을 이끈 문용두는 대회 5경기 22⅓이닝 15실점(9자책) 22탈삼진, 평균자책점 3.63으로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경기 후 문용두는 "이번 대회 한 경기 80구 이상은 던져봤어도 100구 이상을 넘긴 적은 없었는데 내일 되면 팔이 안 올라갈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우리 선후배들과 다같이 모교를 위해 던진 거라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까다로웠던 상대로는 양준혁을 꼽았다. 양준혁은 결승전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비롯해 이번 대회 6경기 타율 0.688(16타수 11안타) 3홈런 14타점으로 타격상, 타점상, 홈런상 등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문용두는 "지난 대회도 참가했는데 올해 대구상원고는 너무 강팀이라 지난해보다 고전했다"며 "역시 대스타는 달랐다. 내가 변화구나 유인구를 던지면 다른 분들은 잘 속는데 양준혁 선배님은 거의 안 속았다. 큰 것을 안 맞으려 많이 노력했는데 선구안도 좋으시고 역시 대스타라는 걸 느꼈다.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내년에 군산상일고 1학년으로 진학한다. 아빠가 이렇게 했으니 아들도 조금 더 자신 있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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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상일고의 문용두가 28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노브랜드배 고교동창대회에서 모교를 우승으로 이끈 후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사진=김동윤 기자


대구상원고는 김민엽(투수)-임천수(유격수)-안지만(2루수)-양준혁(1루수)-권성찬(우익수)-신규한(3루수)-권민수(중견수)-김재환(포수)-오승훈(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민엽.

군산상일고는 이한솔(유격수)-노원만(2루수)-김유석(중견수)-차정국(좌익수)-김성주(포수)-이우인(1루수)-문용두(투수)-백동현(3루수)-왕양흔(우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문용두.

양준혁이 선취점을 뽑았다. 더블 스틸로 만들어진 1회 1사 2, 3루에서 양준혁의 좌익수 1타점 희생플라이로 대구상원고가 앞서갔다. 권성찬의 내야 안타로 2-0을 만들었다. 유격수의 1루 송구가 빠진 것이 아쉬웠다.

군산상일고도 곧바로 점수를 냈다. 1회말 선두타자 이한솔이 볼넷에 이은 도루, 상대의 폭투로 3루까지 진출했고 노힘찬도 볼넷으로 진루했다. 여기서 김유석과 차정국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대구상원고는 삼성 라이온즈 선·후배이기도 한 2루수 안지만과 1루수 양준혁이 병살을 완성해 위기를 넘겼다.

군산상일고는 3회말 2사 1, 3루에서 대타 김영주의 타구를 2루수 안지만이 잡지 못하면서 3루 주자가 홈인, 왕양훈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4-2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구상원고도 4회초 권민수의 1루 쪽 내야 안타, 김재환의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었고 상대 포수의 실책으로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군산상일고 포수 김성주가 3루 견제를 위해 던진 것이 좌측 외야 파울라인 바깥으로 향하면서 2, 3루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게 된 것.

4회말 바로 반격에 나선 군산상일고다. 차정국이 우익수 방면 절묘하 안타에 이은 도루로 2루에 도달했고 이우인이 우전 적시타로 5-4를 만들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대구상원고는 6회초 권민수의 중전 안타, 김재환의 좌전 안타, 양중열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김민엽이 중전 2타점 적시타로 6-5 역전을 만들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역전의 명수'가 아니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이우인이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로 6-6 균형을 맞췄고 최지원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7-6 재역전을 해냈다. 대구상원고는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루타에 이은 상대 폭투로 1사 3루 찬스를 맞았고 신규한의 좌익선상 2루타로 7-7 동점에 성공했다. 중견수 권민수는 7회말 2사 2, 3루 위기에서 김성주의 타구를 슬라이딩해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 2루에 주자를 놓고 시작한 연장 승부치기에서 1점밖에 뽑지 못한 대구상원고와 달리 군산상일고는 막판 집중력을 보였다. 이우인의 타구를 중견수, 2루수, 유격수가 서로 잡으려다 충돌해 무사 만루가 됐고 문용두와 최지원이 연거푸 외야로 타구를 보내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으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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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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