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구단주가 원했다' 이숭용 SSG 감독 "육성과 성적 다 잡겠다, 육성은 1군에서 한다" [일문일답]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1.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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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정, 노경은, 김광현, 오태곤 등 SSG 선수 대표가 21일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이숭용 신임 감독(가운데)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SSG 랜더스 이숭용(52) 신임 감독이 1군에 어린 선수들을 기용해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성적까지 잡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용진 SSG 구단주가 원한 내용이기도 했다.

SSG는 21일 오후 2시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의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이숭용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17일 2년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액 9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SSG의 제9대 사령탑에 올랐다. 취임식에는 민경삼 SSG 대표이사, 김성용 단장를 비롯해 주장 오태곤, 김광현, 노경은, 최정 등이 선수단을 대표해 참석했다. 민경삼 대표이사가 이숭용 감독에게 등번호 7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김성용 단장, 오태곤이 차례로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가장 관심이 모인 지점은 세대교체에 관한 이야기였다. SSG는 세대교체를 이유로 지난해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고 이숭용 감독을 새로이 선임했다. 이에 이숭용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이 베테랑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고참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한 부분은 면밀히 확인하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KT) 단장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 육성은 1군에서 써야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아무리 잘하고 열심히 한다 해도 1군에서 경험한 것과 다르다. 퓨처스 쪽과 소통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절박하게 야구하는 선수를 기용하려 한다. 퓨처스 쪽에서 추천해주면 적극적으로 폭 넓게 기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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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정, 노경은, 김광현, 오태곤 등 SSG 선수 대표가 21일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이숭용 신임 감독(가운데)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편 취임식장에서는 KT 위즈 시절 선수와 단장으로 인연을 맺은 오태곤과 이 감독의 인연이 눈길을 끌었다. 오태곤은 "KT에 있을 때부터 코치로 단장님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감독님으로 오셔서 기쁘다. 주장으로서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감독님이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말한 기사를 봤는데 선수들과 함께 돕고 싶다. 우리 팀 분위기는 항상 최고라 생각한다. 올해 아픔을 겪었는데 다시 한 번 더 높은 위치에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오태곤과 에피소드가 있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어 말은 못하지만, 이젠 내가 잘 부탁드려야 할 것 같다. 지금 있는 선수들 모두 현역 때 같이 했던 선수들이라 조금 더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숭용 감독은 인천을 연고로 하던 태평양 돌핀스에 1994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입단했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거치며 18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에 이어 2014년 KT의 타격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9년부터 단장을 역임하며 2021년 KT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고, 2022시즌 도중 육성 총괄로 보직을 이동해 유망주 발굴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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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취임식에서 인터뷰하는 이숭용 감독. /사진=뉴스1




다음은 이숭용 감독과 취임식 인터뷰 일문일답.

- 감독으로 부임한 소감은.

▶야구 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을 꿈꾼다. 그 꿈을 이뤄준 SSG 랜더스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벅차 오르고 뜻깊은 건 처음으로 프로에 입단해서 유니폼을 입은 것이 1994년 인천에 와서였는데 시간이 흘러 흘러 감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인천의 과거 팀을 좋아하는 팬들도 계실 텐데 그분들을 만날 생각에 벅차다.

- 밖에서 SSG를 어떤 팀이라 느꼈는가.

▶ 굉장히 명문팀이다. 또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이 베테랑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고참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한 부분은 면밀히 확인하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싶다.

- 단장을 거쳐 감독이 됐는데 그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될까.

▶ 단장이 내 인생 터닝포인트였다. 단장을 하면서 구단 방향성을 확인하게 되고 야구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초보 감독이지만, 단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생각해 도움이 될 것 같다.

- 롤모델로 삼은 감독이 있는지.

▶여러 감독의 장점을 수용해 맞춰 갈 생각이다.

- 등번호 71번을 선택한 이유.

▶1971년생이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 코치진은 심사숙고하고 있다. 프런트와 상의하고 있고 조만간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손시헌 퓨처스 감독과 이야기를 해봤는지.

▶ 통화는 했다. 단장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 육성은 1군에서 써야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아무리 잘하고 열심히 한다 해도 1군에서 경험한 것과 다르다. 퓨처스 쪽과 소통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절박하게 야구하는 선수를 기용하려 한다. 기량이 올라오는 선수를 퓨처스 쪽에서 추천해주면 적극적으로 폭넓게 기용할 생각이다.

- 리모델링을 이야기했는데 세대교체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가. 추신수 등 베테랑들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 나 혼자는 불가능하지만, 선수와 신뢰를 쌓고 프런트, 베테랑 등 주변에서 도와주면 가능하다. 나도 선수생활을 41살까지 했다. 베테랑 선수도 최대한 존중하면서 그들의 체력을 어떻게 세이브할지 고민할 것이다.

- KT를 많이 아는데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KT라고 해서 더 신경 쓰는 것은 없다. SSG가 유독 KT한테 약했다(5승 1무 10패)고 하는데 상대 승률을 높이도록 하겠다. 특정 팀만 생각하고 싶지 않고, 많이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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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민경삼(왼쪽) 대표이사와 이숭용 감독. /사진=OSEN
- 감독 이숭용의 야구는 무엇인가.

▶선수 중심의 야구를 하고 싶다.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많이 이야기할 것이다.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할 것이다. 첫째 원팀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팀에 해를 끼칠 때는 무서운 선배가 될 것이고 두 번째는 프로의식이 중요하다. 그라운드에서는 선후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두 가지는 강하게 어필할 생각이다.

- 인연이 있던 염경엽(LG), 이강철(KT) 감독과 사령탑으로 만나게 되는데.

▶ 두 분 다 우승한 분들이고 나는 초짜 감독이다. 초짜라고는 하지만 그라운드에 나가서 선배들 만나서는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을 많이 알 것 같다. 이강철 감독님은 (KT) 단장으로서 많이 얘기해 봤다. 그라운드에서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다음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몇 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목표가 있는가.

▶SSG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이 중요하다. 어린 친구들이 성장한다면 늘 상위권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감독의 역할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투수 교체 타이밍인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수석코치는 투수 출신을 생각하고 있다. 투수 파트는 전적으로 신뢰하려고 한다. 운영이나 이런 부분은 상의해서 그렇게 믿고 갈 생각이다.

- 밖에서 SSG 선수 중 키워보고 싶은 선수가 있었는가.

▶ 특정 선수를 이야기하기는 그렇다. 원점에서 볼 것이고, 퓨처스 감독의 추천을 많이 받으려 한다. 누구 하나 딱 꼬집어 말하기는 그렇다.

-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는데 전력을 어떻게 꾸리고 싶은가.

▶프런트와 할 일을 분업화해 소통하고 있다. 협업하면서 갈 생각이고 스토브리그는 감독보다 프런트의 역할이 더 중요한 만큼 믿고 거기에 맞춰서 팀을 꾸려갈 생각이다.

- 외국인선수도 중요할 것 같은데.

▶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곧 AI 심판이 도입되는데 육성 총괄을 하면서 스트라이크 좌우폭이 좁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만큼 위아래를 활용할 수 있는,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중점적으로 논의 중이다.

- SSG 정용진 구단주가 야구에 관심이 많은데 통화는 했는지.

▶ 어제 뵙고 왔다. 주위에서 듣기로는 야구를 많이 알고 계시다고 하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이 알고 관심이 크셨다. 그런 부분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런트와 함께 야구에 대해 얘기하고 들을 생각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많은 경청을 할 생각이다.

- 추신수 김강민 등의 현역 연장 고민이 많을 텐데 얘기는 많이 나눴는가. 남는다면 어떻게 기용할 것인지.

▶ 만나거나 통화하진 않았지만, 선수들을 존중하고 맞춰갈 것이다. 추신수 선수는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왔고 선수단 리더라 더욱 존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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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감독이 21일 취임식에서 손가락으로 랜더스의 'L'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OSEN
- 인천에 돌아온 소감은.

▶서울 출신인데 인천이 제2의 고향 같다. 태평양, 현대, 히어로즈를 거쳐 선수 생활을 이어 갔는데 그동안 내 뿌리가 없는 느낌이었다. 그 부분이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는데 SSG 감독이 되면서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정확하게 인천 SSG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뿌리를 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

- 구단 면접을 보고 어떤 심정으로 기다렸는지. 주위에서 해준 말은.

▶ 인터뷰한 것에 대해 지인들이 거의 연락하지 않았고 그 10일이 10년 같았다. 에피소드는 아내가 꿈을 꿨는데 꿈에서 귀신을 잡았다. 귀신을 잡은 해몽을 찾아봤더니 성공, 일이 잘 풀린다고 하더라. 아내가 그래서 좋은 소식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정용진 구단주가 특별히 당부한 부분이 있는지.

▶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다 잡아달라고 하셨다. 성적만 생각했다면 다른 분을 찾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코치, 해설위원, 프런트, 단장으로 경험한 모든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 취임 후에 프런트, 선수, 코치 등과 사자대면을 했다던데.

▶ 화합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바로 보고 느낀다. 나도 마찬가지다. 올해 SSG 성적이 어땠는지, 코치진 생각은 무엇인지 그런 생각을 알고 싶었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 감독으로서 권위의식을 없애고 편하게 대화하려 한다. 선수들이 편하게 다가와 줬으면 한다.

- 팬 여러분께 한 마디한다면.

▶ 우리 랜더스를 더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에 보답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활기찬 야구, 열심히 뛰는 야구, 많이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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