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일의 휴가',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기에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12.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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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일의 휴가' 스틸컷
엄마가 떠난 후에 그 흔적을 좇아가는 딸, 남겨진 딸이 걱정돼 하늘에서 내려온 엄마. 추운 겨울날, 돌고 도는 모녀의 관계를 따뜻하게 그려낸 '3일의 휴가'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인 탓에 공감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터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이야기를 다룬 힐링 판타지 영화.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강기영 분)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자랑스러운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마음도 잠시, 돌연 자신이 살던 허름한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시작한 딸 '진주'의 모습에 속이 탄다.

그러나 '복자'는 '진주'의 손끝 하나 만질 수 없고, 어떤 말도 건넬 수 없다. 이 과정에서 '3일의 휴가'는 생전 엄마와 딸이 엇갈리게 된 과정과 딸 '진주'가 엄마의 레시피를 따라가며 추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의 응어리진 감정을 해결하고,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며 상처를 치유한다.

판타지 소재의 영화지만, 딸을 위해 희생한 엄마, 살아생전 단 한 번도 엄마에게 진심을 표현하지 못한 딸의 모습까지. '3일의 휴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감정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누군가의 자식이라면, 또 엄마가 해준 음식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뭉클한 감정을 느낄 만하다. 몇몇 장면에서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르기도 한다.


소재가 '엄마와 딸'인 만큼 그 자체로도 눈물이 핑 돌 수 있는 영화지만, '3일의 휴가'는 마냥 눈물샘만을 자극하는 뻔한 방법을 쓰지 않으며 감정 과잉을 기피한다. 오히려 눈물을 덜어내고, 소소한 웃음을 담아내려 애쓴다.

딸의 목소리보다 컬러링을 더 많이 듣는 엄마의 모습에 울다가, 또 강기영, 황보라의 감초 연기에 웃다가 감정의 빈틈을 파고들어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3일의 휴가'다. 다만, 이름에 걸맞게 팔자가 사나운 인생을 살아온 '복자'와 그로 인해 꼬일 대로 꼬여버린 딸과의 관계는 평범한 인생과는 다소 거리가 먼 탓에 누군가의 공감 버튼은 고장 나버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가진 몇 안 되는 배우인 김해숙이 딸에게 촌철살인을 날리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선보이며 '3일의 휴가'의 중심을 잡는다. 김해숙과 처음으로 모녀 호흡을 맞춘 신민아는 엄마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겨울을 배경으로, 잔잔한 힐링과 감동을 전할 '3일의 휴가'는 오는 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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