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억 거포 듀오' 재결합, 양석환 잔류-김재환은 태평양 건넜다... 이승엽호 2년차 '타선부활' 밑그림은 깔렸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2.01 07:35 / 조회 : 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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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왼쪽)과 김재환.
뚝심두. 어떤 상황에서도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두산 베어스 특유의 응집력을 일컫는 수식어였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누구보다 가을야구에 많이 나선 팀이 두산이었고 그 중심엔 탄탄한 타선의 힘이 있었다.

2015년부터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 기간 대부분 팀 타율 상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9위로 최악의 시즌을 맞았지만 팀 타율은 가을야구에 나선 올 시즌(9위)이 더 좋지 않았다. 두산 지휘봉을 잡고 2년 차를 맞을 이승엽 감독의 내년 시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타선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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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환이 11월 30일 두산과 4+2년 총액 78억 원 FA 계약을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 천군만마 FA 최대어의 잔류, '4+2년 최대 78억 원' 양석환이 남았다!





그 와중에 자유계약선수(FA) 거포 내야수 양석환(32)의 잔류 소식은 이승엽 감독에 큰 힘이 됐다. 양석환은 11월 30일 4+2년 최대 78억 원에 두산과 잔류 계약을 맺었다. 첫 4년은 총액은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4년 뒤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 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됐다.

신일고-동국대를 졸업한 양석환은 2014년 LG트윈스에 2차 3라운드로 입단했다. LG에도 우타 거포는 절실했고 2018년 22홈런으로 가능성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LG는 트레이드로 좌완 불펜 함덕주를 데려오며 양석환을 두산으로 보냈다.

2019년 타율 3위, 2020년 타율 1위를 달린 두산이지만 홈런이 급감했던 터였다. 박건우와 양의지가 NC로, 오재일이 삼성으로 떠난 여파가 컸다.

팀에 합류해 꾸준히 기회를 얻은 양석환은 2021년 28홈런 9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써냈다. 이후에도 20홈런, 21홈런으로 어느덧 20홈런이 보장되는 타자로 성장했다. 타선 강화를 외친 이승엽 감독에게 양석환 없는 그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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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하는 양석환. /사진=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이번 FA 시장에서 유일한 타자 A등급이었다. 두산에도 간절한 자원이었으나 시장이 열리고 며칠이 지나도록 두산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오버페이에 경계령도 나왔다. 두산 팬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다만 무언의 신뢰가 있었다.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인해 협상 시작은 다소 지연됐지만 정작 서로 간의 큰 생각 차이는 없었다. 양석환은 현재까지 이번 FA에서 가장 큰 금액으로 자존심을 지키며 원했던 두산 잔류를 택할 수 있었다.

두산 구단 측은 "양석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선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덕아웃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석환 또한 구단을 통해 "트레이드로 두산베어스에 합류하면서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FA 자격을 행사했을 때부터 팀에 남고 싶었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며 "FA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중심타자로서, 좋은 선배로서 두산 베어스만의 문화를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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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 '잠실홈런왕'의 충격적 몰락, 132G 뛴 베테랑의 바쁜 겨울... 강정호에게 SOS 청했다





양석환의 잔류에도 타선 부활을 위해 가장 큰 전제는 김재환(35)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두산 4번 타자로 맹활약했고 2018년 44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도 등극했던 김재환은 올 시즌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에 그쳤다. 두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2016년 이후 모든 수치에서 최악의 한 해였다.

시즌 내내 해법을 찾지 못하던 김재환은 유망주들 위주로 참가하는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이승엽 감독은 그와 3주간 동고동락하며 특별과외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재환은 "연습하면서 나도 좋다는 느낌이 들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좋았을 때의 감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까지는 2개월 정도가 남았다. 김재환은 비활동기간으로 팀 훈련을 할 수 없는 이 시기를 알차게 보내기로 했다. 25일 "사실 오늘 저녁 비행기로 미국에 간다"며 자세한 행선지는 밝히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 행선지가 강정호 아카데미를 향한다는 걸 어림짐작 할 수 있었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시즌을 마치고 강정호를 찾았고 타격폼에 몇 가지 수정을 가한 뒤 올 시즌 완벽히 부활했다. 타율 0.339, 187안타로 생애 첫 타격왕과 함께 최다안타상까지 차지했다.

김재환의 부진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양의지는 그의 영상을 직접 찍어 자신의 친구인 강정호에게 보냈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다른 분석력을 보인 친구에게 SOS를 보낸 것.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에 김재환의 부진 이유를 분석한 영상을 올렸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석이었고 많은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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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곰들의 모임을 앞두고 만난 김재환. /사진=안호근 기자
마무리 훈련을 마친 김재환은 팬들과 만남을 마치기 무섭게 바쁘게 움직여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강정호는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고 김재환 스스로도 강정호의 분석에 마음이 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김재환을 분석한 영상에서 "나이가 적지 않지만 여전히 충분히 20홈런은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재환이 다시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된다면 두산의 타선은 확 달라질 수 있다.

올 시즌 두산은 100홈런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이 중 양석환이 21개를 책임졌고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19개, 양의지가 17개를 날렸다. 김재환이 20개 이상의 홈런을 날릴 만큼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우산효과로 인해 양석환, 양의지, 로하스 혹은 새로 올 외국인 타자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두산은 올 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나섰다. 준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단 2.5승이 부족했다. 김재환의 올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83(스탯티즈 기준)에 불과했다. 이전 두 시즌 김재환의 평균 WAR은 4.01로 산술적으로 따져봐도 올해보다 팀에 3승 이상을 더 안겨줄 수 있었다.

나아가 다른 선수들과 시너지까지 포함하면 김재환이 살아난다면 두산 타선에 미칠 영향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 감독이 공언한 팀 타선 부활을 위한 포석이 깔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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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왼쪽)과 이승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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