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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 후 무릎 꿇은 스즈키 자이온(왼쪽 2번째). /AFPBBNews=뉴스1 |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25일 "대표팀 골키퍼 스즈키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해외에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고 전했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 스즈키는 지난 2022년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후 꾸준히 기회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일본의 주전 골키퍼로 나서게 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D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보여준 스즈키의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볼 핸들링 문제를 자주 노출한 그는 어이없는 실수로 상대방에 공격 기회를 헌납했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베트남전에서 비록 팀은 4-2로 승리했지만 볼 컨트롤이 되지 않아 역전골을 허용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어 이라크전에서는 연이은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허무하게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팀도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스즈키의 실수가 더 두드러지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일본의 조 1위 확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일본 현지에서는 "골키퍼(스즈키)나 수비 전술을 바꾸면 경기력이 반등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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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AFPBBNews=뉴스1 |
일본축구협회(JFA)도 나섰다. JFA는 24일 타시마 코조 회장 명의의 성명문을 발표하고 "존중과는 다른, 차별적이고 비방 목적이 있는 반응이 있다.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며 협회 차원에서 단호히 항의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법적 조치까지도 하며 이를 막겠다"며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해외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서포터들이 인종차별 행위를 저질렀을 때 해당 팀에 몰수패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와중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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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빨간 원 안)이 토트넘과 경기에서 손흥민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인종차별적 몸짓을 하고 있다. /사진=X(구 트위터) 갈무리 |
이에 소속팀 토트넘은 당시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력한 반응을 보였고, 크리스탈 팰리스 역시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동조했다. 결국 붙잡힌 해당 팬은 3년간 축구장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
축구 인권단체 킥 잇 아웃은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끔찍함을 느꼈다. 그가 이런 일을 당한 건 처음도 아니다"며 분개했다. 이 단체는 "선수의 행복은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축구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날 때 (관중석과) 가까운 쪽으로 가는 게 선수들에게 차별적인 행동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지, 특히 경기 중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