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당연히 유기상" 팀 선배 적극 지지... 쾌조의 슛 감각-수비 적응력 앞세워 'LG 3연승' 이끈 특급루키

고양=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1.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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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 /사진=KBL
올 시즌 KBL 신인왕 경쟁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했던 유기상(23·창원 LG)이 기어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기상은 30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원정경기 종료 후 "(신인왕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팀 성적에 집중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LG는 소노를 상대로 74-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시즌 3연승을 달리게 됐다. 시즌 전적은 23승 13패(승률 0.639)가 되면서 3연패 중인 서울 SK와 공동 2위가 됐다. 또한 지난해 11월 2일 첫 맞대결에서 87-73으로 꺾은 후 소노전 4전 전승을 질주하게 됐다.

LG는 '양궁농구'의 소노를 상대로 오히려 3점슛에서 우위를 보여줬다. 소노가 24번 시도에서 7번 성공하며 29%의 성공률을 보인 반면, LG는 27번을 던져 11번을 넣어 성공률 41%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터져준 3점포가 결국 LG의 승리를 이끈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기상이 있었다. 그는 이날 19분 28초를 뛰면서 팀 내 최다인 4개의 3점포를 터트리며 18득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성공률은 70%(10회 시도, 7회 성공)였고, 2점슛은 3번 쏴 3번 다 들어가는 절정의 감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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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이 득점 성공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BL
특히 유기상의 외곽포는 LG가 정말로 필요한 상황에서 터져주면서 팀을 구해냈다. 1쿼터에만 두 번이나 팀이 뒤지던 상황에서 역전포를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2쿼터에는 점수 차를 두 자릿수로 만들었다(41-30). 이어 3쿼터에도 소노가 이정현의 득점으로 쫓아오자 곧바로 3점슛으로 응수하면서 격차를 벌렸다.

수비에서도 유기상은 상대 득점원 이정현을 꽁꽁 틀어막는 모습이었다 이날 이정현은 13득점을 올렸지만 전반적으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이는 매치업 상대였던 유기상의 좋은 수비가 빛났기 때문이다. 조상현 LG 감독 역시 "초반에 (이정현과) 매치업을 (유)기상이에게 맡겨봤는데 자기 득점하면서 수비를 잘해줘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유기상은 "긴 원정이 앞으로도 2경기 남았다. 흐트러지지 않고 (이)관희 형부터 (정)희재 형이 먼저 몸으로 해주면서 잡아주셔서 그런 게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힘든 상황 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과감히 3점슛을 시도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오늘도 (저스틴) 구탕, (양)홍석이 형, 텔로 등이 잘 봐줘서 운 좋게 다 들어갔다"면서 "수비를 하다 보면 슛이 흔들리는데, 찬스가 왔다고 대충 던지면 아쉽다. 하나하나 소중히 잘 던지려고 해서 잘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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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오른쪽)이 소노 이정현을 수비하고 있다. /사진=KBL
이정현을 잘 막을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 "정현이 형은 존경하는 형이다"며 운을 띄운 유기상은 "대학교(연세대) 때 같은 방을 쓰면서 잘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때보다) 더 좋아져서 막는데 힘들었다"고 말한 그는 "정현이 형이 득점은 안 나왔지만 따라다니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다른 형들이 협동 수비를 많이 해줘서 득점이 낮았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LG의 현재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골밑의 지배자'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결장을 이어가다가 결국 대체 외국인 선수 조쉬 이바라(멕시코)로 일시 대체된 상황이다. 아직 이바라가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며 현재 LG는 후안 텔로 한 명으로만 외국인을 구성한 상태다.

마레이의 덕을 봤던 유기상도 자칫 흔들릴 수 있었다. 그는 "캐치 앤드 슛을 쏠 때 마레이에게서 파생되는 형태로 편하게 쐈다"며 "마레이가 있고 없고에 따라 리바운드 안정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형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직적으로 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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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오른쪽)과 현대모비스 박무빈. /사진=KBL
이 자리에서는 신인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유기상은 올 시즌 신인왕 경쟁에서 동기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과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유기상의 우위로 접어들었다면, 부상에서 돌아온 후 박무빈이 활약을 펼치면서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유기상은 "(박)무빈이가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면서 "경쟁자이지만 친구기도 하다. 연락도 주고 받고 있다"고 친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히려 무빈이가 잘하는 모습이 다행이다. 우리 드래프트 세대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신인왕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팀 성적에 집중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평소 유기상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던 선배 양홍석은 적극 홍보에 나섰다. 그는 "신인왕은 당연히 유기상이다"고 단언하며 "공격 스탯은 박무빈이 더 뛰어날 지라도, 수비나 팀 기여 능력치가 기상이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무빈이도 수비를 잘하지만, (유)기상이가 없으면 앞선이 흔들릴 정도다"며 "3점슛 성공률도 좋고 공격에서 잘해주고 있다. 무조건 기상이가 받아야 한다"고 말한 양홍석은 "이대로 끝난다면 당연히 기상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으응원했다.

신인답지 않게 LG의 복잡한 디펜스에 빠르게 녹아든 유기상. 동기 박무빈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KBL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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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이 30일 소노전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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