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日 조롱하고 "루저들" 욕한 이란 팬들, 충격 탈락에 결국 눈물

알투마마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2.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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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팬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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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이란 선수. /AFPBBNews=뉴스1
이란 팬들이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났다. 지난 8강전 승리 때와는 정반대 분위기였다.

이란은 8일 새벽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카타르와 4강 맞대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는 대회 결승에 올라 2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을 꺾고 사상 첫 결승에 오른 요르단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대결한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은 4강에서 충격 탈락했다.


이란은 이번 결과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카타르를 잡고 대회 결승에 올랐다면 무려 48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란은 아시아 강호로 꼽히지만,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1968년, 1972년, 1976년 3연속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였다.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사다르 아즈문(AS로마),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 투톱에 유명 선수들이 포진했다. 우승 후보들도 일찍이 짐을 쌌다. 이란이 유리한 흐름을 잡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은 4강에서 요르단에 충격패를 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역시 일찍이 떨어졌다.

이란은 대회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까지 잡아냈다. 당시 일본을 꺾었다는 만족감 때문이었을까. 경기가 끝난 뒤 이란 기자 및 축구팬들은 상대를 깎아내리는 비매너 행동을 보였다. 선을 넘는 행위도 있었다. 믹스트존에서 한 이란 기자가 일본 선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경기에 패배해 실망한 일본 선수가 이를 지나쳤다. 그러자 그 이란 기자는 일본 선수가 앞에 있는데도 "루저들(패배자들)"이라고 대놓고 얘기했다.


몇몇 이란 팬들의 행동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본전 승리 이후 이란 팬들 수십명이 카타르 도하 길거리에 모여 수차례 "이란!"을 외쳤다. 기쁨의 세리머니였다. 하지만 기자가 이란 팬들을 지나가려고 하자, 일본 축구팬인줄 알았는지 "일본인 루저들"이라고 비웃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경기는 이겼지만 매너는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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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탈락에 주저앉은 이란 선수들. /AFPBBNews=뉴스1
하지만 이란 팬들의 비매너 행동은 결국 탈락의 눈물로 돌아왔다. 경기 중 일부 이란 팬들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이란 기자들도 경기 종료 시간이 가올수록 기자석에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 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충격적인 결과에 이란 선수들도 흥분했다. 경기가 끝나자 이란 알리레자 자한바크쉬(페예노르트)는 감정이 폭발했는지 카타르 선수단과 충돌했다. 신경전이 벌어졌다.

모두의 예상을 깬 결과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 이란이 '58위' 카타르에 무너졌다.

반면 카타르 팬들은 환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알투마마 스타디움이 들끓었다. 결국 결승은 요르단, 카타르의 대결로 압축됐다. 요르단은 사상 첫 아시안컵 4강 결승에 오른 것에 이어 첫 우승까지 넘본다. 카타르는 2회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대망의 결승전은 오는 11일 오전 0시 카타르 알 다아인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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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이란과 기뻐하는 카타르 선수단.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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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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