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복귀의 진짜 이유 "한화 우승, 그뿐이죠" 머릿속엔 '오직 이글스-가을야구'만 있다 [인천공항 현장]

인천국제공항=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2.23 11:34 / 조회 : 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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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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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전히 메이저리그(MLB)에서 수요가 있는 투수였다. 평균자책점(ERA) 왕을 차지했고 부상과 수술에도 10년 이상 꾸준히 제 역할을 해왔던 투수다. 그런 그가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오로지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나아가 우승까지. 류현진이 한화로 돌아온 걸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이유다.


류현진은 22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8년에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 세부사항 비공개)에 사인을 마쳤다.

예정대로 바로 다음날인 23일 한화의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짧게 예정된 출국 전 인터뷰를 위해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한화 류현진'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인천공항을 찾은 팬들도 적지 않았다.

류현진이 등장하자 눈이 부실 정도로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돌아온 '한화 류현진'으로서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KBO 역대 최고 계약 기록을 새로 쓴 류현진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이 미국에서 복귀하며 SSG 랜더스와 4년 총액 151억원 계약을 맺었고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1년 뒤 4+2년 총액 152억원으로 최고액 기록을 다시 세웠는데, 류현진은 이를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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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가 22일 류현진과 계약을 맺고 직접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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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오른쪽)이 22일 한화 이글스와 8년 170억원 계약을 맺고 박찬혁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다만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당초 4년 170억원에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금액은 그대로에 기간만 두배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날 한화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울 경우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는 것이었다.

류현진도 여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류현진은 이날 공항 인터뷰에서 "책임감이 생긴다. 8년이라는 숫자를 채우게 되면 한국 최고령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며 "(8년 계약은) 예상을 못했는데 지금 옆에 단장님이 계시는데 (최고령) 얘기를 듣고는 바로 납득이 됐다"고 말했다.

물론 류현진의 한화 복귀에 결정적 계기는 친정팀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은 긴 시간이었고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었는데 미국 진출하기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그 부분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굉장히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MLB에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경우 거의 마흔살이 되기 때문에 강력하게 거부를 했다. (원하는 조건이)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류현진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빅리그에서 많은 돈을 받으며 충분히 더 뛸 수 있었지만 그럴 경우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건강'에 초점을 둔 이유는 바로 한화에서 이루고픈 꿈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계약기간 8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로 "아무래도 우승이다. 그것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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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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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치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당장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일단 포스트시즌엔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게 첫 번째이고 고참급 베테랑 선수들도 많이 영입됐고 FA 선수들도 작년, 올해 많이 영입하면서 신구 조화가 좀 잘 이루어진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도 작년에 좋은 모습 보이면서 올 시즌에 더 좋은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시작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서 포스트시즌을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전부"라고 강조다.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류현진의 몫이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한화는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순위 자체로는 만족하기 어렵지만 젊은 선수들의 동반 성장을 바탕으로 미래를 기대케한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여기에 스토브리그에서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영입했고 우승 경험이 풍부한 외야수 김강민과 포수 이재원도 영입했다. 직전 시즌 7년 만에 외부 FA로 영입한 채은서에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국가대표 핵심 전력으로 성장한 문동주와 노시환이 있고 2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유망주인 김서현과 황준서도 있어 기대를 키웠다.

그럼에도 한화를 손쉽게 5강 후보로 꼽는 이를 찾기는 쉽지 않았으나 류현진의 합류로 완전히 판도가 바뀌었다. 각 팀 감독들도 류현진의 한화를 경계하고 있다.

물론 전제는 류현진이 에이스의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한 몸일 때 한화로 복귀하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단년 계약을 고집했던 이유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이후 8월에야 복귀했지만 건재함을 보였고 무엇보다 몸 상태에 대해 스스로 확신에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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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투구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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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이제 몸 상태는 이상 없다. 작년에 복귀하고 경기도 치렀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시즌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실내에서 65구 정도까지 개수를 끌어올렸다. 오늘 (오키나와에) 가자마자 바로 훈련할 것 같고 먼저 오랜만에 야외에서 캐치볼을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느낌이 괜찮으면 바로 불펜 피칭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월초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훈련을 한 투수들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 페이스다. 류현진도 "투구수 면에서 봤을 때는 괜찮은 상황이다. 이 시기에 65개 정도 던진 건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많이 던진 걸 수도 있어 100%를 다 해서 공을 던지진 않았다. 오늘 가서 느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상에 대한 위축 심리를 덜어냈다는 게 가장 반가운 일이다. 류현진은 "투수가 할 수 있는 팔에 대한 수술은 다 했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은 복귀한 것에 위안을 삼았고 어떻게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며 "아무래도 (팔은) 더 편한 상태다. 토미 존 수술을 하고 나면 2년 차, 3년 차 때가 가장 팔이 편한 때이기 때문에 순조롭고 편안하게 몸 상태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우지 않았다. 오로지 몸 상태에만 집중했다. "건강만 하기만 하다면 이닝 등은 충분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류현진은 150이닝 소화를 성공적인 시즌의 지표로 삼았다.

MLB 생활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만큼 한화 복귀 의지가 강했고 이곳에서 이뤄나갈 목표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키나와를 향한 발걸음을 옮기기 전 류현진은 끝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을 위해 한마디를 남겼다. "12년 만에 돌아오게 됐는데 꼭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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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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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는 류현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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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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