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절친' 알리 '정신과 치료→1년 공백' 딛고 복귀한다 "아침 11시 알람은 2026 월드컵" 마지막 꿈 고백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4.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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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알리(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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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시절 델리 알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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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알리(왼쪽)가 손흥민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델리 알리(28)가 1년여 공백을 깨고 그라운드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알리는 15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내게 '1년 동안 경기를 못 뛰었잖아'라고 말하지만 내 목표는 월드컵 출전이다. 내 현재 컨디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다"라며 "매일 아침 11시 내 휴대전화에는 '2026 월드컵'이란 알람이 뜬다"고 말했다.


알리는 올 시즌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경기를 뛴 건 지난해 2월이 마지막이다. 소속팀 에버튼과 이번 여름까지 계약이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 팀에 복귀해 훈련하고 계속 선수로서 도전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그는 "부상 문제는 이제 막바지다. 끝까지 잘 치료되기를 바란다. 어두웠던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 긴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때문에 기복을 많이 겪었고 이 과정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며 "덕분에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고통 속에서 이런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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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알리(왼쪽)와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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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왼쪽)과 델리 알리. /AFPBBNews=뉴스1
알리는 19세였던 2015년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눈에 들어 MK돈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다. 첫 시즌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 최고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후 EPL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특히 손흥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이른바 'DESK 라인'을 구축하며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맹위를 떨쳤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유로 대회와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진에 빠지기 시작했다. 2019년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을 떠나고 조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점점 내리막을 걸었다. 부진은 길어졌고 2021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온 뒤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결국 지난해 1월 오랫동안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에버튼에서도 나아지지 않았고 지난 시즌 튀르키예의 베식타스로 임대를 떠났다. 세뇰 귀네슈 감독과 불화와 부상 여파로 리그 13경기 출전, 3골에 그쳤다. 알리는 별다른 활약 없이 지난해 4월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올 시즌에는 엉덩이, 사타구니 부상 등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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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델리 알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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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델리 알리. /AFPBBNews=뉴스1
알리는 지난해 7월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여섯 살 때 어른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알리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게리 네빌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토크 프로그램 'The overlap'을 통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알리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했다. 그는 "내 친모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난 6살에 모친의 친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난 7살에 담배를 피웠고 8살부터 마약을 거래했다"고 털어놨다. 알리는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친모에게 방치됐다. 이런 안 좋은 상황에서 알리를 구한 건 새 가족이었다. 알리는 "난 12살 때 새 부모에게 입양됐다. 그들은 내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계속 도와줬다"고 전했다.

알리의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불안정함은 선수가 돼서도 계속됐다. 매일 밤 술과 파티를 즐겼고 결국 수면제 중독에 빠졌다. 알리는 "수면제에 중독됐었고 정신 건강 문제로 병원에 다녔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는 불행한 가정사를 겪었다. 이로 인해 나는 술과 자극적인 것들에 의존했다. 아침에 일어나 훈련장에 오면 항상 웃고 행복한 척하고 극복한 척 행동했지만 속에서는 나와의 싸움에서 항상 졌다. 이후 불면증에 시달렸고 수면제에 중독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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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등번호 7)이 델리 알리와 포옹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튀르키예에서 에버튼 복귀 후 정신적 치료를 위해 재활시설을 다녔던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뛰고 잉글랜드로 돌아왔을 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됐다. 정신 건강을 위해 재활시설을 가야 했고 6주를 다녔다"며 "당시 에버튼은 나를 100%로 이해해주고 지지해줬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많은 사람이 날 도와주고 싶어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많이 물었다. 하지만 난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고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3주 전 재활시설에서 나왔다. 이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당시 알리의 용기 있는 고백에 손흥민도 격려의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둘은 토트넘에서 7시즌을 함께 보내며 알리가 부진에 빠지기 전까지 환상적인 호흡과 친분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너의 용기 있는 말이 많은 사람을 도울 거야. 네가 자랑스럽다 친구"라며 알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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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알리(왼쪽)와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영상 갈무리
손흥민이 최근 토트넘에서 400경기 출전 위업을 이루자 알리가 '기습 축하'해 손흥민의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7일 알리는 영상을 통해 "쏘니, 내 형제여. 400경기 출전을 정말 축하한다. 정말 놀라운 업적이다"라며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우리는 같은 시기에 토트넘으로 와 놀라운 순간들을 함께 했다. 당신이 이룬 업적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이어 "토트넘의 캡틴이 된 것도 놀랍지 않다. 너는 항상 훌륭한 리더였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활약하고 항상 웃는 날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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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델리 알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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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이 델리 알리를 일으켜 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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