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곤이형 미치면 좋은 성적" 정확했다... 3점포 대폭발→수비도 명불허전, 벼랑 끝 팀 살렸다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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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성곤. /사진=KBL
문성곤(31·수원 KT 소닉붐)은 '우승청부사'가 될 수 있을까. 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해내는 대활약을 펼치며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T는 18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83-63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동률이 됐다.


이날 KT 승리의 주역은 단연 문성곤이었다. 2차전에서 31분 45초를 소화한 그는 19득점 8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득점은 같은 팀 패리스 배스와 함께 양 팀 최다 기록이었다. 특히 3점슛 5개를 성공시켰는데, 이는 개인 플레이오프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초반부터 문성곤은 자신의 장기인 수비력으로 LG를 봉쇄했다. 매치 상대인 양홍석과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공격 기회를 가져오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필요한 순간 올라가는 득점은 덤이었다. 리바운드를 통해 파생된 공격 속에 점수가 나는 모습도 나왔다.

경기 중반 잠시 휴식을 취했던 문성곤은 3쿼터 다시 투입됐는데, 이번에는 슛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그는 3쿼터에만 3점포 3방을 터트리면서 접전으로 가던 경기의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로도 골밑 싸움에서 팀에 보탬이 되면서 리바운드를 수집했다. 경기 종료 3분 여를 남기고 교체될 때까지 문성곤은 코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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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성곤이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경기 후 문성곤은 "이런 날도 있어야 농구하지 않겠나. 하루에 하나씩은 넣어줘야 농구 재미있게 한다"고 자신의 활약에 대해 언급했다. 사실 경기 초반만 해도 감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그는 "처음에 슛 2개 쐈을 때 '갔다, 어떡하냐' 했는데,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쏘라고 믿어주셔서 보답했다"고 말했다.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속으로만 생각했다는 그는 "긍정적인 말을 많이 들으니까 스스로도 긍정적으로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3점슛이) 들어갈 수도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다음 게임에는 하나도 안 들어갈 수 있다"며 "슛에 연연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 많이 넣어봐야 큰 타격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문성곤은 "본연의 장점인 공격 리바운드 4개가 기쁘고 좋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바로 직전 송영진 KT 감독은 "현재로서는 3점슛 5개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문성곤을 제외하면 3점슛 20개 중 단 하나만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안 터져도 좋으니 나머지가 다 넣어서 이겼으면 좋겠다"며 동료들의 활약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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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성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BL




문성곤은 프로 데뷔 후 안양 KGC(현 정관장)에서 뛰면서 이른바 '인삼신기'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세 차례 우승반지를 차지했고, 안양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22~23시즌에서도 챔피언결정전 7차전 승부 끝에 정상에 올랐다. 특히 4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차지하면서 리그 최고의 수비를 자랑했다.

이런 활약 속에 문성곤은 지난해 5월 KT와 계약기간 5년, 연봉 7억 8000만 원에 FA 계약을 맺고 소속팀을 옮기게 됐다. 비록 정규시즌에는 발목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이전 시즌에 비하면 저조한 기록을 냈다. 그러나 주장으로서 팀을 다독였고,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믿음을 줬다.

지난 2일 열린 KBL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나온 허훈은 '여섯 글자' 출사표를 말해달라고 하자 '문성곤 미쳤다'라고 답했다. 그는 "(문)성곤이 형은 우리 팀에서 유일하게 우승을 해본 선수다. 성곤이 형이 미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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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성곤. /사진=KBL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공격에서 큰 보탬이 되지 못했지만, 4강 2차전에서 드디어 대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성곤이 2023~24시즌 이보다 많은 득점을 올린 경기는 한번도 없었다(1월 20일 소노전 19득점).

주장으로서도 문성곤의 역할은 중요하다. KT는 4강 1차전에서 믿었던 허훈이 단 2득점에 묶였고, 배스도 팀을 구하지 못하면서 70-78로 패배했다. 이에 그는 선수단과 미팅만 한시간을 넘게 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문성곤은 "농구는 단체운동이어서 서로 고충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게 나오면서 팀플레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고충을 털어놓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말했다. 그 부분이 잘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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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성곤(가운데)이 패리스 배스(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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