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성규가 1일 두산전에서 7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
이성규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 1삼진으로 팀의 9-2 대승을 견인했다.
6회초 역전 1타점 적시타와 7회초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평일 매진을 이룬 잠실벌의 홈 관중들을 침묵시켰다.
2016년 데뷔한 이성규에게 그동안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다양한 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0년 10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1군에선 유독 능력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기세가 남달랐다. 지난달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멀티홈런까지 날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박진만 감독도 이성규와 김영웅 등 기존 주축 선수가 아닌 이들의 반전 활약을 팀 상승세의 비결로 꼽기도 했다.
6회초 역전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는 이성규(왼쪽). |
6회초 상대 실책 2개를 곁들여 기회를 잡았다. 무사 만루에서 김영웅의 우전 동점 적시타가 터져나왔고 두산이 브랜든을 내리고 최근 기세가 좋은 최지강을 등판시켰다. 이성규는 초구부터 과감히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속 148㎞ 바깥쪽 공을 중견수 앞으로 보내며 3-2 역전을 만들었다.
팀이 6-2로 앞선 7회초엔 사실상 경기를 끝내는 대포를 날렸다. 2사 1,2루 볼카운트 0-1에서 높게 제구된 커브를 강하게 퍼올렸다. 발사각 40.5도를 그린 타구는 한참을 비행하더니 외야 좌측 중단에 꽂혔다. 시즌 5호포는 두산의 숨통을 끊어놨다. 9-2.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결정됐다. 이날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잠실구장 2만 3750석은 시즌 6번째 만원을 이뤘는데 홈 관중들을 침묵에 빠뜨린 한 방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원정경기,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 찬스 역전을 만든 6회 모습에서 타선의 힘이 생겼고 강해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규가 7회초 홈런을 날리고 원정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 속에 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확연히 달라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성규는 "변화구 대처 방법에서 바뀐 건 없고 그저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타율 0.314(51타수 16안타) 5홈런 15타점 11득점, 출루율 0.429, 장타율 0.667, OPS(출루율+장타율)는 1.096. 팀 내 홈런 공동 2위, 타점 4위이자 장타율과 OPS는 1위를 달리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OPS는 리그 전체 1위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득점권 타율도 0.429로 팀 내 1위.
구자욱, 김지찬, 김헌곤, 김성윤 등까지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도 당당히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이유다. 더불어 삼성이 올 시즌 초반 불안한 4,5선발로도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성규가 박진만 감독의 외야 행복한 고민을 키우고 있다.
홈런을 날린 이성규(왼쪽에서 3번째)가 더그아웃에서 구자욱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