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609홈런' 소사, 약물복용 시인 '무려 19년' 걸렸다 "실수였다, 사과 드린다"... 컵스 회장도 손 내밀었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2.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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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시절 새미 소사(왼쪽). /AFPBBNews=뉴스1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빛나는 609홈런의 전설 새미 소사(56)는 숨기기에 급급했다. 20년 이상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부인했던 소사는 이제야 솔직한 고백을 했다.

소사는 20일(한국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매년 162경기에 걸친 시즌을 치르기 위해 부상에서 회복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 때가 있었다"며 "법을 어긴 적은 없지만 돌이켜보면 실수였고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MLB에서 18년 동안 뛰며 타율 0.273 2408안타 609홈런 1667타점 1475득점 234도루, 출루율 0.344, 장타율 0.534, OPS(출루율+장타율) 0.878을 써낸 소사는 마크 맥과이어와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였다. 60홈런 이상 시즌도 3차례나 됐다.

다만 그 가치가 온전히 인정받진 못했다. 도핑 적발을 비롯해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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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소사. /AFPBBNews=뉴스1
2003년 정식 규정에 맞지 않는 '코르크 배트'를 사용한 게 밝혀져 한 차례 체면을 구겼던 소사는 빅리그 선수들의 '대약물 시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2005년 이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도핑 사실을 부인했는데 이후 2003년 MLB 사무국의 도핑테스트 양성 적발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맥과이어는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소사는 이와 달랐고 나중에 도핑 적발 사실이 밝혀지며 팬들의 더 큰 지탄을 받았다. 2013년 MLB 명예의 전당 입성 투표에서 12.5%의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헌액까지 필요한 75%에 턱없이 부족했다. 그마저도 2020년엔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약물 복용 선수에게 뒤따르는 뼈아픈 대가였다. 2022년엔 18.5%까지 올라섰지만 추후에도 명예의 전당 입성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3시즌을 시카고 컵스에서 보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컵스에서만 545홈런을 쳤고 1998년엔 70홈런을 날린 맥과이어를 제치고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안았다.그동안 컵스 출신 레전드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했다.

이젠 구제의 길이 열렸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소사의 성명이 발표된 뒤 톰 리케츠 컵스 회장은 내년 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컵스 컨벤션에 소사를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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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시절 새미 소사. /AFPBBNews=뉴스1
리케츠는 "소사가 성명을 발표하고 연락을 해줘서 고맙다"라며 "그보다 더 열심히 뛰거나 더 많이 이기고 싶어한 사람은 없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우리는 그가 경기와 컵스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한 적이 없다.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소사는 "컵스와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경기장에 내던졌다. 이기고 팬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홈경기 때마다 오른쪽 필드 관람석에서 리글리의 팬들을 보는 걸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시대 일부 선수들이 항상 통계에 걸맞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며 사과를 했고 "우리는 팀으로서 위대한 일을 해냈고 나는 타격 연습장에서 매우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타자가 됐다. 컵스 팬들은 세계 최고이며 팬, 컵스, 제가 다시 모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사는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미래는 밝다"며 "마음 속으로 나는 항상 컵스의 팬이었고 컵스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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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소사의 시카고 컵스 시절 팬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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