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HR→29HR' 115억 거포는 깨어났다, '이승엽 마지막 해' 혼돈의 내야가 좌우한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2.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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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전설의 홈런왕' 이승엽(48) 감독의 두산 베어스 사령탑 부임과 함께 가장 기대를 모았던 건 추락한 잠실 홈런왕 김재환(36)의 부활 여부였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살아나야 두산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누누이 말해왔는데 두산의 중심 타자로 거듭난 이후 가장 실망스런 시즌을 보낸 김재환은 올해 완벽히 되살아났다.


또 다른 고민거리가 있긴 했지만 김재환의 부활에 힘입어 두산은 지난해보다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승엽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이젠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다.

2008년 데뷔 후 긴 부진의 시간을 보내던 김재환은 2016년 37홈런을 터뜨리며 드디어 두산의 완벽한 4번 타자로 거듭났고 2018년 44홈런으로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더니 지난해엔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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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휴가도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신예급 선수들과 함께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며 이승엽 감독의 특별 과외를 받기도 한 김재환은 사비를 들여 미국에 있는 강정호 아카데미로 향하기도 했다. 그 결과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 0.893이라는 흡족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커다란 고민 하나를 지워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또 다른 문제가 두산을 덥쳤다. 세대교체라는 커다란 과제다.

시즌을 마친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두산의 3루를 든든히 지켜온 허경민(34)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4년 40억원에 KT 위즈에 빼앗겼다. 다른 자원을 영입하지도,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도 없었다. 외국인 선수도 외야수로 찾았다. 내야 구성 문제가 비시즌 가장 큰 두산의 숙제로 떠올랐다.

확실한 건 1루수 하나다. 올 시즌 34홈런을 날리며 김재환과 시너지 효과를 쓴 그의 자리를 제외한 2루수와 3루수, 유격수 모두 확고하게 주전이라 할 만한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두산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쓰며 맹활약한 강승호(30)가 허경민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우선적으로 3루수로 테스트를 해볼 계획이다. 이게 기대대로 잘 이뤄진다면 2루와 유격수 자리만 주인을 찾으면 된다. 유격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 감독이 1순위로 점찍었던 박준영(27)과 '오재원 사태'의 희생양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박계범(28)도 주전 자리를 꿰찰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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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호(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루수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두산이 허경민 이후 무려 16년 만에 1라운드로 뽑은 박준순(18)이다. 두산은 많은 투수 후보들을 제쳐두고 박준순을 선택했다. 김태룡 단장은 당시 "두산의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준순은 지난달 25일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할 만큼 2025 신인 야수 중 가장 기대감을 자아내는 선수다.

다만 첫 시즌부터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할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 올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여동건(19)과 내야에서 경험이 많은 이유찬(26) 등도 2루수는 물론이고 유격수 등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히 경쟁할 후보다.

후보는 많다. 다만 강승호의 포지션 변경 성공과 함께 허경민, 김재호와 같이 확실한 주전급으로 도약하는 선수가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두산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3년 18억원에 낯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 감독은 2025년이 계약 마지막 해다. 지난 두 시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은 이 감독이다. 명예회복과 함께 재계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1년이 될 것이다. 시즌 종료 후 활짝 웃기 위해선 내야진의 안정화가 핵심적이다. 화려한 시절을 보낸 뒤 세대교체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두산으로서도 내야진의 활약에 촉각이 곤두설 한 해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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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스타상을 수상한 박준순.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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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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