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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 / 사진=넷플릭스 |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남자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순제작비 60억 원으로, 개봉 9일 만에 손익분기점(220만)을 돌파했다. 중급 규모 영화를 칭하는 '허리 영화'의 흥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파일럿'은 제작사 쇼트케이크 대표인 한준희 감독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한준희 감독이 스웨덴 영화제에서 발견한 '콕피트'(2012)가 원작으로, 영화에 흥미를 느꼈던 한준희 감독이 10년 만에 판권을 구입하게 됐다.
한준희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영화제에서 본 원작이 흥미로웠고, 이걸 한국에서 한국 배우, 한국 정서로 잘 만들어 본다면 유의미한 작품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있다가 제작사 대표와 의지가 모아지게 돼서 10년 만에 판권을 구입하고,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일럿'은 조정석의 '여장 남자' 변신과 믿고 보는 코미디 연기가 큰 호평을 이끌었다. 조정석에게 직접 대본을 건네고, 출연을 제안했던 한준희 감독은 "'조정석 형이 아니었으면 할 수 있었을까?' 할 정도의 기획이었고, 물론 배우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본이 나왔다고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전달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따로 설득이 필요없었다. (출연 제안 당시) 초고였기 때문에 형이 보셨을 때 좀 더 채워야 할 구석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본을 보시고는 단번에 해보자고 말씀을 주셔서 일주일도 안 걸려서 답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기존에 상상했던 것보다 김한결 감독님과 선배님이 그 이상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을 설득해야만 하는 스토리라인이었는데 선배님이 다채로운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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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일럿' 포스터 |
이렇듯 한준희 감독은 누아르의 정형성을 비튼 데뷔작 '차이나타운'(2015)으로 주목받은 후 '뺑반'(2019)으로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 갔다. 또한 2021년 탈영병 잡는 군인 D.P.가 만나는 다양한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D.P.'로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존재감을 확고히 했고, 'D.P.'는 시즌2까지 공개되며 감독 한준희의 대표작이 됐다. 여기에 '약한영웅 Class 1'의 크리에이터로서 영역을 확장했고, 올해 공개될 '약한영웅 Class 2', ENA 새 드라마 '당신의 맛'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다.
또한 자신의 연출작까지 준비하며 쉴 틈 없는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한준희 감독이다. 그는 "'D.P.' 시즌2를 마친 이후 길게 준비한 작품이 있고, 이제 본격적으로 찍어보려고 하는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면서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작품이 한 편 정도 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D.P.' 시즌3에 대한 질문에는 "연출자로서는 더 할 이야기가 남아있을지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쇼트케이크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김명진 대표와 진행하고 있다. 같이 오랫동안 일했던 PD, 감독, 작가님들까지 다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데뷔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고, 제가 글을 알려줬지만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도 있다"면서 "기회가 있을 때 잡지 않으면 젊고, 잘하고, 재능있는 감독, 작가들이 설 자리가 없을 것 같다.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서 같이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 거다. 같이 일할 수 있는 순간순간에 감사하고, 하나씩 잘해 나가려고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②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