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아직 천만 배우를 못 해봤어요."
배우 유지태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전 '천만 배우'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스크린과 드라마, 시리즈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쌓아온 그에게도 '천만 배우'는 오랜 숙원이었고, 데뷔 27년 만에 '트로피'를 달게 됐다.
지난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1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유지태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 역을 맡았다. 장항준 감독은 기존 대중 매체와는 다른 접근으로 한명회의 이미지를 재창조했고, 유지태는 걸음걸이부터 시선까지 연구하며 압도적인 무게감과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새로운 한명회를 완성했다.
스크린과 드라마, 시리즈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로 극의 중심을 잡아온 유지태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 '천만 영화'는 없었다. 그는 개봉 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표작 '올드보이'(2003)를 언급하며 "영화는 숫자를 넘는 가치가 있다. '올드보이'도 관객 수가 326만 명인데 전 세계에서 회자되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올드보이'에서 제가 맡은 이우진이 전 세계 빌런 순위 16위에 올라있다"며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고, 영화는 개봉 당시의 스코어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동감'(2000), '봄날은 간다'(2001)'를 여전히 사랑해주는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숫자를 뛰어넘는 작품의 가치를 강조해온 유지태는 이번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마침내 '천만 배우'로 등극하며 배우로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 천만 돌파 이후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해 "관객이 없는 영화는 있을 수 없다. 천만이라는 숫자가 저한테도, 우리 제작진한테도 남다른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함께 참여한 배우로서 모두에게 가장 큰 흥행작으로 남길 바란다. 한국 영화의 세 번째 흥행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왕과 사는 남자'가 제작비 100억 정도의 영화인데 중급 영화가 이만큼의 성공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유지태는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이 과도기에 놓여 있으며, 새로운 변화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전 '쉬리'의 제작비가 30억 원인데, 대형 영화라고 했다. 근데 지금 제작비 30억 원의 영화는 저예산으로 친다. 대기업 투자 중심의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독립 영화와 대형 영화가 양극화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OTT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관객이 극장에 앉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됐다.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되며 앞으로 다른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 영화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작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립영화의 형태가 더욱 발전해 하나의 'B컬처'로 확장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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