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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승혁이 9일 고척 키움전서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기록으로도 입증됐다. 5월 9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한화는 25승(13패) 중 역전승이 16승으로 해당 부문 2위 KIA 타이거즈의 9승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역전패는 고작 4패(리그 9위)에 불과하다.
특히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19승 무패로 승률 100%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토록 뒷문이 탄탄한 팀은 20승 무패의 LG 트윈스, 17승 1무의 KT 위즈, 9승 무패의 키움 히어로즈 정도다.
그 원동력은 탄탄한 선발진과 평균자책점 0점대 마무리 김서현(22)에서 찾을 수 있지만, 8회 등판하는 한승혁의 역할도 크다. 도신초-강남중-덕수고를 졸업한 한승혁은 최고 시속 158㎞의 빠른 공을 던지며 2011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지명받아 화제가 됐다.
KIA를 떠나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였고, 결국 2022시즌 종료 후 변우혁(25)의 반대급부로 장지수(25)와 함께 한화로 1대2 트레이드됐다. 한화로 이적한 뒤에도 제구가 크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그대로 잊히는 듯했다.
그러나 3년 차인 올해, 한화 팬들이 KIA와 트레이드를 잘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의 활약이 나오고 있다. 제구마저 잡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22경기 1승 2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3, 19⅔이닝 6볼넷 15탈삼진으로 8회를 삭제하고 있다.
9일 고척 키움전도 그러한 경기 중 하나였다. 이날 한화는 선발 엄상백이 3⅔이닝 4실점으로 일찍 무너져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런데도 문현빈의 적시타,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홈런, 7회 한발 더 나아가는 야구로 기어코 4-4 동점을 만들었다. 7회 연속 안타로 인한 위기를 황영묵의 호수비로 막은 가운데, 8회초 1사 2, 3루 찬스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해 내준 분위기를 되찾아와야 했다.
여기서 한승혁은 8회 등판해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재현을 희생번트, 오선진과 송성문을 모두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키움으로 향하는 흐름을 차단했다. 4월 6일 대구 삼성전부터 시작된 17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이다.
한승혁의 반등은 마무리 김서현의 체력 안배로 이어지면서 뒷문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키움이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간 막아줄 자원이 없어 주승우가 8회초 2사부터 등판해, 셋업맨 한승혁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한승혁의 역투를 발판으로 한화는 키움에 7-5로 역전승, 1999년 이후 26년 만의 10연승을 내달렸다. 현재로서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인 1999년 한화는 9월 2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0월 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연승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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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승혁이 9일 고척 키움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