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노장 울컥! 은퇴 번복하고 돌아와 기적 썼다, 강등 위기→UCL 눈앞... 7만명 팬들 감사의 카드섹션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5.05.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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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고별전을 치른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사진= AS로마 SNS

AS로마 팬들이 만든 카드섹션. /사진= AS로마 SNS

기적의 드라마를 작성한 '노장' 클라우디오 라니에리(74) AS로마 감독을 위해 팬들이 감동의 이별 선물을 준비했다.

라니에리 감독의 로마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24~2025 이탈리아 세리에A 37라운드 AC밀란과 홈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고별전이었다. 이 경기는 라니에리 감독이 로마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였다. 라니에리 감독은 올 여름 팀을 떠난다. 하지만 로마에서 많은 것을 이뤘다. 시즌 초반 로마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강등권과 차이도 크지 않았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다니엘레 데로시, 이반 유리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로마가 '소방수'로 택한 건 라니에리 감독이었다. 앞서 라니에리 감독은 은퇴를 선언하며 현장을 떠나 있었으나 반등이 급했던 로마는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라니에리 감독도 제안을 수락하고 올 시즌까지 로마를 맡기로 했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라니에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로마는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해 12월 파르마전 5-0 대승을 시작으로 무려 19경기 무패(14승5무)도 달성했다. 지난 13일 아탈란타 원정에서 패해 그 기록이 끊겼지만, 이번 경기 '대어' AC밀란을 잡아내 승리를 추가했다.

올 시즌 로마는 19승9무9패(승점 66)를 기록, 리그 5위에 위치했다. 남은 1경기 결과에 따라서 충분히 '별들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할 수 있다.

로마 팬들은 라니에리 감독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장 전체를 '로마의 상징' 붉은색, 노란색으로 뒤엎었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라고 적힌 엄청난 카드섹션을 만들었다. 또 그 옆에는 AS로마를 뜻하는 'ASR'을 만들었다. 로마 팬들은 라니에리 감독을 향해 감사와 존중의 의미가 담긴 노래를 불렀다. 라니에리 감독도 감정이 올라왔는지 울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AS로마 선수들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위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AS로마 SNS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판에 따르면 로마와 AC밀란전에서 약 6만 810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매체는 "지난 2023~2024시즌 로마와 페예노르트전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오직 라니에리 감독을 위해 수많은 로마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라니에리 감독도 "정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 로마는 전반 3분 지안루카 만치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3분 레안드로 파데레스가 추가골, 후반 42분에는 브리얀 크리스단테가 쐐기골을 뽑아냈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은 파레데스에게 가장 높은 평점 8.4를 주었다. 로마는 오는 26일 토리노를 상대로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