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떠난 여자배구 향한 우려, 강소휘-이다현의 간절함 "어려운 상황, 강등되지 않도록..." [진천 현장]

진천=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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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현이 23일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다현이 23일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여제 김연경(37)이 배구계를 완전히 떠났다. 국가대표에선 진작 떠났지만 이젠 배구 흥행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번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강소휘(28·김천 한국도로공사)와 이다현(24·인천 흥국생명)은 2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배구장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9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다음달 4일 열릴 VNL 첫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브라질로 출국한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35위로 처져 있는 한국은 3주에 걸쳐 11개팀과 격돌해 상위 8개 팀이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한국의 목표는 2승 이상을 거둬 VNL에 잔류하는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뤘던 대표팀이지만 김연경과 양효진(수원 현대건설) 등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급격히 하락세를 그렸다.

2022년과 2023년 전패에 그쳤던 한국은 지난해 2승을 거두며 희망을 찾았다. 올해는 대표팀에 또 다른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고 여전히 전망이 밝다고만은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주장 완장을 찬 강소휘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강소휘는 "부주장 (김)다인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언니들이 이끌고 가서 다음에도 VNL에 꼭 참가할 수 있도록 매 주마다 1승씩을 목표로 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등 당하지 않도록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금의 멤버가 최선이기 때문에 이 멤버로 잘 이겨내보도록 하겠다"며 KYK 인비테이셔널에 대해선 "잘한 점이 없는 경기였다. 6월 4일 독일과 경기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겠다. 서브 리시브나 수비를 상대방에 바로 넘기면 점수를 (쉽게) 먹는다. 하이볼 상황에서도 더 결정력을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대표팀 주장 강소휘. /사진=안호근 기자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대표팀 주장 강소휘. /사진=안호근 기자
그렇기에 주장 강소휘는 이전보다 더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모랄레스 감독은 "강소휘 선수는 새로 합류하게 된 어린 선수들의 적응을 잘 돕고 있다. 제가 다가가서 말하기 전에 먼저 다가와 어떤 부분들이 필요할지 묻고 선수들의 입장을 얘기해주고 있다"며 "강소휘 선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새로운 선수들이 이질감 없이 훈련을 할 수 있다.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대표스타 이다현의 어깨도 무겁다. "강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훈련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책임감을 느끼면서 하고 있다"며 "일단 강등되지 않는 게 목표다. 용의 꼬리에 "용의 꼬리가 뱀의 머리보다 낫다. 그런 목표 의식으로 임하고 있다.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와 선수로 만나게 된 김연경과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이다현은 "언니도 여자배구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신경쓰고 있다. VNL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상기시켜줬다"고 전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은 못갔지만 이후 국제대회는 빠짐 없이 참가했다. 중간 연차로서 책임감이 많고 이번에는 더 크게 부담감이 다가오기도 한다"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많은데 VNL에서 강등될 경우 직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VNL이 왜 중요한지 선수들을 모아두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선수들도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정말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젠 돌아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인 것처럼 싸워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소휘와 이다현 모두 여자배구의 흥행에 대해 크나 큰 걱정을 안고 있었다. 강소휘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등되지 않도록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전했고 이다현 또한 "팬분들께서도 걱정이 많으실텐데 우리의 실력 안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모랄레스 감독도 선수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매 경기 이긴다는 자세로 나설 것이다. 잔류를 위해선 2,3개 팀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며 "주 차당 2경기는 확실히 잡기 위해 2팀 정도는 이미 설정을 해뒀다. 분석하며 2,3개 팀을 더 설정할 계획이다. 우리보다 전력적으로 우세한 팀이라도 컨디션 등에 영향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훈련을 앞두고  모랄레스 감독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강소휘(왼쪽에서 2번째)와 이다현(왼쪽에서 3번째). /사진=안호근 기자
훈련을 앞두고 모랄레스 감독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강소휘(왼쪽에서 2번째)와 이다현(왼쪽에서 3번째).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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