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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 이정훈. /사진=김진경 대기자 |
KT 구단은 2일 "롯데에 투수 박세진(28)을 보내고, 외야수 이정훈을 영입하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타자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화력 보강이 필요했던 KT와 불펜 투수가 절실했던 롯데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가뜩이나 올 시즌 빈타에 허덕이는 KT는 최근 강백호(26)와 황재균(38)이란 팀 내 주축 타자를 모두 부상으로 잃었다. 그들이 있어도 KT의 팀 타율은 0.246(리그 8위), OPS 0.685(8위)로 리그 최하위권이었는데, 5월 27일 강백호가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로 최소 8주, 5월 29일 황재균이 왼쪽 햄스트링 손상(Grade 2)으로 최소 6주 소견이 나와 전반기 아웃이 확정됐다.
1군에서 쓰기엔 수비가 너무 안 된다는 판정을 받은 이정훈을 긴급 수혈한 이유다. 우투좌타의 이정훈은 교문초-배재중-휘문고-경희대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포수로 입단했다. KIA 시절 이정훈은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3할 타율을 쳤음에도 아쉬운 포수 수비에 1군에서는 61경기 183타석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끝내 2022시즌 종료 후 전력 외 통보를 받았고 자유의 몸이 된 그를 롯데가 낚아챘다. 당시 타선에 아쉬움이 있었던 롯데는 이정훈의 어깨를 살리고 조금이라도 1군에서 활용하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추진했다. 그 결과 롯데에서는 1군 124경기에 나설 기회를 받았고 타율 0.298(252타수 75안타) 1홈런 35타점, OPS 0.733으로 성적도 냈다. 하지만 결국에 또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합류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올스타급 활약으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캡틴 전준우(39),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22), '마황' 황성빈(28)까지 사직의 외야는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수비력이 늘지 않은 이정훈이 나설 자리는 없었다. 이정훈이 올해 퓨처스 19경기 타율 0.357(28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 OPS 1.286, 통산 퓨처스 성적 타율 0.319(1399타수 446안타) 37홈런 OPS 0.878에도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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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정훈. /사진=김진경 대기자 |
또한 무엇에라도 기대야 할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비록 최근 필승조 손동현(24)이 오른쪽 대완근(어깨 근육) 파열로 지난달 2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으나, 주권, 문용익 등이 대기 중이다.
KT에서 이정훈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던 것이 박세진이었다. 박세진은 본리초-경운중-경북고 졸업 후 2016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키 178cm, 몸무게 93kg의 체격을 갖춘 좌완 투수로 1군 통산 6시즌 동안 42경기에 출전해 1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7.99, 80이닝 52탈삼진을 마크했다. 올 시즌에는 1군 등판이 없지만, 퓨처스리그 22경기 1승 1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4, 23⅔이닝 24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퓨처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불펜 전환 후 1이닝을 완벽하게 맡아줄 정도의 제구력이 잡히지 않아 1군에서 중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 운영 능력에서 발전이 있었고, 경험 있는 젊은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롯데의 눈에 포착됐다. 올 시즌 뜨거운 타격으로 선두 경쟁 중인 롯데는 불펜 평균자책점 4.90(리그 8위), 216⅔이닝(4위)으로 어떻게든 즉시 전력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롯데 구단은 "박세진은 최근 3년 동안 좋은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좌완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다"며 "좌완 투수 선수층을 두껍게 해 향후 팀 전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트레이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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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시절 박세진. /사진=KT 위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