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퍼링 논란 원조..前피프티 소송, 첫 재판까지 2년 걸렸다[스타이슈][종합]

소송 기록 숨기고 3인조 재데뷔..8월 첫 재판 향방도 '물음표'

윤상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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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피프티 피프티 새나 시오 아란 /사진=스타뉴스
(왼쪽부터) 피프티 피프티 새나 시오 아란 /사진=스타뉴스


K팝 신을 뒤흔들었던 '탬퍼링 통수돌' 소송이 갈등이 시작된 지 무려 2년이 넘어서야 이제 겨우 재판을 시작한다. 그만큼 첨예하고도 복잡한 타임라인을 가진 키워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합의)(다)는 오는 8월 22일 어트랙트가 새나 시오 아란 등 총 12명을 상대로 제기한 1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확정했다.


어트랙트는 지난 2023년 12월 18일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 새나 아란 시오와 이들의 부모, 그리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와 백모 이사 등 총 12명을 상대로 1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시작은 202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3년 2월 히트곡 '큐피드'(Cupid)로 K팝 역사상 최단 기간 빌보드 핫100 차트 기록을 경신하며(데뷔 130일만) 깜짝 스타덤에 올랐던 피프티피프티는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2023년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앞서 어트랙트가 2023년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알리고 활동 중단을 예고하고 "해당 기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한 데 이어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라며 2023년 6월 26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멤버 강탈의 배후로 더기버스 대표이자 'Cupid'를 프로듀싱했던 안성일 대표 등 3명을 지목, 이들을 상대로 업무 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파장은 커져갔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손괴, 사기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가 24일 오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소속사 어트랙트는 지난 6월 더기버스가 업무 인수인계를 지체하고 업무용 메일 계정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메일을 모두 삭제하는 등 프로젝트 자료를 없앴다며 안 대표 등을 고소했다. 2023.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손괴, 사기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가 24일 오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소속사 어트랙트는 지난 6월 더기버스가 업무 인수인계를 지체하고 업무용 메일 계정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메일을 모두 삭제하는 등 프로젝트 자료를 없앴다며 안 대표 등을 고소했다. 2023.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이와는 별개로 전홍준 대표가 "멤버들과의 화해를 원한다"라며 언제든지 활동 재개에 임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내비쳤음에도 멤버들은 가족들과 변호인의 뒤에 숨은 채 2개월 동안 입을 꾹 닫고 "가수 활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초강수를 뒀다. 멤버들은 이후 어트랙트와의 결별을 선언한 지 60일 만에 자필 편지로 심경을 밝히고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소속사와의 관계에서는 잘못된 방식으로 강요돼 왔던 일들이 바로잡히길 원하고 있다. 그 실현을 위해 진실에 입각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 계속 제출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가 명확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에 따른 과도한 비난을 거둬 주시고 객관적인 사정을 지켜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저희의 간절한 바람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멤버들은 이 와중에 2023년 8월 새로 개설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한 자필 편지 이후 2개월여 만에 장문의 글들을 순차적으로 게재하며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를 향한 폭로성 주장을 꺼내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미 '통수돌'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중의 역풍을 맞고 있었던 피프티피프티는 서울고등법원을 통해 제기했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어트랙트의)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 배려 의무 위반도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더기버스와의 업무 종료가 전속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직후 멤버들이 항고했지만 멤버 키나가 항고 이후 돌연 이를 취하했고 재항고 역시 재판부가 기각하면서 소송은 어트랙트의 완승으로 끝났다.

유일하게 갈등을 멈추고 어트랙트로 돌아온 멤버인 키나는 피프티피프티의 유일한 원년 멤버로 잔류하며 새로 발탁된 4명의 멤버들과 5인조로 컴백,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피프티피프티 키나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 1회 디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피프티피프티 키나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 1회 디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하지만 오히려 새나 아란 시오는 법적 대응을 계속 밀어붙였고 재항고 기각 이후에도 "쌍방이 계약해지를 밝혔으므로 전속계약은 해지됐다고 할 것이고 변화된 사정으로 가처분을 다툴 이유는 소멸됐으며 본안 소송에서 본 사안의 본질을 다툴 것"이라며 "항고심에서 다툴 내용을 준비했으나 재판부 변경, 항고 일부 취하, 소속사 해지 통보 등의 사유로 제출을 미룬 상태에서 (기각) 결정이 이뤄졌다. 항고이유서 없이 1심 내용 및 결정문에 따른 것으로 음반 음원 수입에 관한 정산 구조, 음원 유통사가 지급한 선급금 중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해 사용된 내역 및 항목에 대한 미고지, 그와 관련된 채무자 대표이사의 배임 여부의 문제는 본안 소송에서 판단돼야 한다는 결정은 동일하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어트랙트
/사진=어트랙트


새나 아란 시오/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새나 아란 시오/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이 소송은 소장 접수 이후 2024년 8월 29일 첫 변론기일 날짜를 확정했었다. 하지만 이들 3인의 반소 제기와 함께 재판은 연기됐고 소송기록 열람 제한 신청에 더해 재판 기록 열람 등의 제한도 신청하는 등 활동 재개를 앞두고 소송 이슈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려는 움직임도 보였으며 이 와중에 결국 아이오케이컴퍼니 산하 레이블 법인 메시브이엔씨(MASSIVE E&C)에 새 둥지를 틀며 활동 재개를 예고하고 "세 멤버는 '큐피드'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글로벌 메가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어필하며 피프티피프티의 성과에 일조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앞서 어트랙트를 상대로 13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반소를 제기했다고 밝히고 "이번 반소 청구의 취지는 단순히 멤버 3인이 누란된 정산금 일부를 지급받으려 함이 아니다. 어트랙트에서 주장하는 130억원대 손해배상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에 앞서 각 멤버의 과거 연예 활동과 관련한 지출 내역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법률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반소 청구는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후 담당 법무법인이 추가적으로 검토를 진행한 결과, 전반적인 수익 내역이 확인돼 관련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현재까지도 멤버 3인은 어트랙트 측으로부터 투명한 정산 내역을 일체 제공받지 못한 채 관련 소송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활동이 무기한 연기된 뉴진스가 어도어, 하이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에 앞서 탬퍼링 논란으로 초래된 '통수돌'이라는 키워드로 K팝 신에서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계약 관계를 둘러싼 중대한 화두로 떠올랐던 이 소송은 결국 갈등이 시작된 지 딱 2년 만이자 재판이 연기된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어트랙트 측이 요청한 기일지정신청서가 받아들여지면서 재판이 결국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는 이 소송은 일단 '통수돌'로 낙인이 찍힌 세 멤버를 향한 공분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에는 '큐피드' 저작권 소송 1심에서 법원이 어트랙트가 아닌 더기버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원 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안 소송이 과연 어떤 흐름으로 향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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