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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컴 |
가디언에 따르면, 베컴은 이미 2003년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으며, 이후 '경(sir)호칭이 주어지는 기사 작위를 목표로 꾸준히 자선 활동과 공공 이미지 개선에 힘써왔다. 그러나 2013년에는 세금 회피 논란으로 인해 추천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2014년 뉴이어 훈장 명단에서도 탈락했다. 결정적으로 2017년, 베컴이 훈장 위원회를 향해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놈들"이라 격하게 표현한 이메일이 유출되면서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가디언은 베컴의 그간 행보를 나열하는 타임라인 형 기사와 함께 칼럼니스트 조이 윌리엄스의 비판적인 시선도 함께 실었다. 윌리엄스는 "영국 기사 작위는 누가 진정한 VIP인가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권력은 '다른 방'에 있고 이 제도는 그 모방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그녀는 특히 "기득권 계급의 허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구조에서, 스스로 거기에 달려들면 이미 우스꽝스러워진다"며, 작위 제도의 폐쇄성과 허상을 꼬집었다.
베컴은 결국 왕실과의 거리 좁히기에 성공했다. 그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 당시, 13시간 줄을 서 조의를 표해 대중의 감동을 자아냈고, 이후 찰스 왕, 윌리엄 왕자와의 관계도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번 명단 포함은 그러한 '성실한 충성'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를 두고 "결국 이 제도는 모두를 어리석게 만들고, 그 어리석음을 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데 성공해왔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베컴이 마침내 문을 열었지만, 그 문을 여는 방식은 여전히 기득권의 승인과 절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되짚는다.
'국민 스타'에서 '데이비드 베컴 경'로 향하는 길. 그 여정에 영국 계급사회가 어떻게 한 사람의 야망과 열망을 길들이고 포섭해 나가는가를 보여준다고 일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