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 TV 시청자 수 '최악'... 그래도 걱정 없는 이유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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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의 파스칼 시아캄(왼쪽)이 지난 12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와 NBA 파이널 3차전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인디애나의 파스칼 시아캄(왼쪽)이 지난 12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와 NBA 파이널 3차전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24~2025 시즌 NBA(미국프로농구) 파이널에 오클라호마 선더와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진출했을 때 미국 스포츠 미디어 업계에서는 한 숨을 쉬었다. 미디어 시장의 크기로 미국 50개 주를 분석했을 때 인디애나는 25위, 오클라호마는 47위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스몰 마켓'이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두 팀의 파이널 1차전(한국시간 6일)의 TV 시청자 숫자는 891만 명에 불과했다. 미디어 시청자 조사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이 수치는 코로나19가 엄습했던 두 시즌(2019~2020, 2020~2021)을 제외하면 1988년 이래 NBA 파이널 1차전 TV 시청자로는 가장 적었다.


설상가상격으로 파이널 2차전(9일)의 TV 시청자 숫자는 876만 명으로 더 줄었다. 12일 펼쳐진 파이널 3차전은 1, 2차전에 비해 다소 늘어난 919만 명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보스턴 셀틱스와 댈러스 매버릭스가 격돌했던 지난 시즌 NBA 파이널 3차전에 비하면 20% 가량 시청자 수가 감소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NBA 파이널 3차전이 열린 인디애나폴리스의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 내부 전경.   /AFPBBNews=뉴스1
지난 12일(한국시간) NBA 파이널 3차전이 열린 인디애나폴리스의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 내부 전경. /AFPBBNews=뉴스1
물론 올 시즌 NBA 파이널에 오른 팀이 스몰 마켓 팀이라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간 NBA의 TV 시청자 숫자가 54% 정도 감소했다는 점에 대해 미국 농구계 인사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3점 슛 시도가 너무 많아진 NBA가 팬들에게 다소 식상한 리그로 인식된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NBA 30개 구단의 경기당 평균 3점 슛 시도 횟수는 역대 최고인 37.6회였다. 이는 2010~2011시즌(경기당 평균 18회)에 비해 두 배 이상이나 늘어난 숫자다. 이처럼 많은 3점 슛 시도로 인해 팬들이 과거에 비해 NBA 경기에서 다양한 공격 플레이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산업계의 분석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미국 경제 전문 주간지 포브스는 지난 5일 "미국 동영상 시청에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채 50%가 안 된다"며 OTT나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NBA의 미디어 전략을 오히려 높게 평가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상파나 케이블 TV를 통해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TV 시청자 숫자는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NBA는 지난해 2025~2026시즌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한 시즌에 무려 9조 50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계약이었다. 직전과 비교해 보면 약 3배가 오른 액수였다.

오클라호마시티 선수의 유니폼 뒤쪽에 새겨진 NBA 파이널 로고. /AFPBBNews=뉴스1
오클라호마시티 선수의 유니폼 뒤쪽에 새겨진 NBA 파이널 로고. /AFPBBNews=뉴스1
여기에는 새롭게 NBA 중계사로 합류한 아마존의 영향이 컸다. 아마존이 NBA에 지불하게 될 연간 중계권료는 약 2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마존이 NBA 중계를 하게 되면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NBA 경기 숫자도 많아질 예정이다. NBA 발표에 따르면 다음 시즌부터 NBA의 전국 방송 숫자는 올 시즌에 비해 40%가량 늘어난다.

NBA는 OTT 플랫폼에서만 강점을 보이는 게 아니다. NBA는 세계 4대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틱톡) 합계 팔로워 수에서 전체 4위이며 스포츠 리그 중에는 단연 1위이다. 디지털 미디어 분석업체 퀄트릭스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NBA의 4대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숫자는 2억 600만 명이나 된다.

NBA보다 4대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숫자가 많은 업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3억 7000만 명), 나이키(3억 6000만 명), 유튜브(2억 1800만 명)뿐이다.

NBA는 소셜 미디어나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수많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넓힌 NBA가 TV 시청자 감소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다.

한편 이번 NBA 파이널은 인디애나가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14일 4차전이 열린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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