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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뉴스, JTBC |
KBO 레전드였던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를 품은 JTBC '최강야구'가 저작권 이슈에 이어진 '현역 야구 코치 예능행' 논란을 딛고 다시금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최강야구' 제작진은 30일 공식입장을 통해 "한국 야구계의 전설 이종범 감독이 프로구단을 떠나는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합류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저작권 침해 사태로 촉박하게 섭외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구단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불편감을 드려 송구하다. 한국 야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야구 콘텐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종범 감독은 "한국 야구의 흥행과 저변 확대, 은퇴 선수들의 재조명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에 새로운 역할로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최강야구'는 오는 9월 새 시즌 론칭을 준비하며 지난 3월 "새 시즌을 위한 제작진 구성을 마쳤다"라고 밝혔다. '최강야구'는 '뭉쳐야 찬다'로 스포츠 예능 인기에 큰 역할을 했던 성치경 CP를 필두로 제작을 준비하며 현재 저작권 이슈로 법적 갈등을 빚고 있고 힌때 '최강야구'를 제작했었지만 현재는 '불꽃야구'를 이끌고 있는 장시원 PD와의 인연을 정리한 상태다.
KBO 레전드이자 '바람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로 설명되는 이종범의 '최강야구' 합류는 일단 그 자체로만 봤을 때는 높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지만 'KBO 시즌 도중 현역 코치의 예능 프로그램 합류'라는 논란 속에 여론의 공분을 샀다.
KT 위즈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이종범 코치의 1군 엔트리 말소 소식을 전했다. 구단 관계자도 "얼마 전 이종범 코치가 '최강야구' 감독 합류를 하고 싶다는 이유로 퇴단을 요청했다. 구단은 이강철 감독과 협의한 뒤 이 코치의 요청을 수락했다"라며 사실상 '최강야구' 합류를 인정했다. KT 관계자는 "이종범 코치 부재에 따른 전력 공백은 없다. 박경수 코치가 외야 수비, 주루 보직을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그래도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 KT 위즈인데다 퇴단 요청의 이유가 일신상의 이유도 아닌 예능 출연 때문이라는 건 프로야구 코치로서 책임감을 저버리는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KT 위즈는 30일 현재 80경기 40승 37패 3무로 6위에 랭크, 가을야구 도전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아무리 이종범 코치가 '최강야구' 출연 섭외를 오래 전 받았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쉽지 않은 처사임에는 분명하며 팀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일 수 있다.
이 와중에 JTBC는 '불꽃야구' 제작사 스튜디오C1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고 "다른 이름으로 촬영된다고 해도 '최강야구' 서사를 이어가는 출연진들이니만큼 저작권 침해가 우려된다"라며 "'최강야구'의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다. 제작 강행 중단을 요청했고, 본안 소송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강행이 이어진다면 가처분 신청 등도 진행 검토 중"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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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MBC스포츠플러스2 개국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2는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K리그 클래식을 비롯해 AFC 챔피언스리그, 유로 2016 프랑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종목을 확대 중계해 종합스포츠채널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이종범 전 코치는 "6월 초 '최강야구' 담당 피디와 저녁을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최강야구'를 준비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 예전 축구 예능에 게스트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가끔 식사하는 사이다. 이야기 도중 새로운 '최강야구'의 감독 제안을 받았지만 현직 코치 신분이기 때문에 사양의 뜻을 표했다"라며 "며칠 후 몇몇 은퇴한 후배들에게 연락이 와, 내가 구심점이 돼 '최강야구'를 이끌어 주길 부탁받았고, 여러 날을 고민했다. '최강야구'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고, 감독님이 내 생각과 입장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덕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야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몇몇 후배들은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배들도 많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강야구'가 다시 뭉칠 수 있다면 더 많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그 일에 나도 함께 도전하고 싶어 감독직을 수락했다"라고 전했다.
이종범 전 코치는 "kt 위즈를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것이 아니다. 제안을 받고 많은 걱정에 며칠을 심사숙고했고,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다"라며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팀 전력 누수에 대한 걱정보다는 절친한 후배의 야구 커리어에 대한 걱정 때문이셨다. 후배가 정통 지도자의 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다. 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후배들이 있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내 마음을 이해하고 허락해 주셨다. 내 결정이 팀의 공백을 비롯해 야구계의 이례적인 행보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마침 구단에서 능력 있는 후배 코치들의 성장을 위해 한발짝 물러난 상황이었다. 후배 코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는데, 내 존재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에게도 부담이었기에, 이 부분을 감독님께서도 헤아려 주셨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이종범 전 코치는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하면 많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감독직 자체만을 원했다면 '최강야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최강야구'는 유소년 야구 등 아마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라며 "은퇴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고, 야구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인데, 예능이라고 해서 프로야구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고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프로 선수였고, 프로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