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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올스타의 문현빈(한화·맨 왼쪽)이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에서 꿈돌이 복장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나눔 올스타(LG, NC, 키움, KIA,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SSG, 두산, 롯데, KT, 삼성)를 8-6으로 제압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린 것이었다. 올해 3월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개장하면서 43년간 함께한 기존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와 이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한화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한화는 전반기를 52승 2무 33패로 2위 LG 트윈스(48승 2무 38패)에도 4.5경기 차 앞선 1위로 마쳤는데, 이는 33년 만이었다.
성적과 인기를 입증하듯 한화는 6명의 올스타를 배출해 홈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더욱 들뜨게 했다. 마무리 김서현은 178만 6837표로 이글스 투수 최초로 팬 투표 1위로 올스타전 베스트 12에 선정됐다. 리그 에이스로 군림 중인 코디 폰세와 필승조 박상원 역시 당당히 해당 포지션 1위로 베스트 12로 향했다. 문현빈은 지명타자 부문 1위 최형우(KIA)가 갑작스레 부상으로 빠지면서 베스트 12의 영광을 누렸다. 1루수 부문 차점자 채은성은 부상당한 오스틴 딘(LG) 대신 베스트 12에 선정됐고, 내야수 이도윤은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막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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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올스타의 문현빈이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에서 꿈돌이 복장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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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올스타 김서현이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 9회초 등판하며 최다득표 감사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올스타전 팬사인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문현빈은 "대전 출신이라 자부심이 있다. 또 모교인 북일고가 한화 재단이다 보니 한화에 입단하고 올스타전을 대전에서 하는 건 운명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 전 홈구장인 이글스 파크에서 야구 선수를 꿈꾸고 학창 시절에도 그곳에서 야구 경기를 하며 프로를 꿈꿨다. 그러다 신구장 볼파크로 와서 올스타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꿈만 같다"고 애틋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글스파크에서 10분 거리의 대전 유천초등학교 출신 한린이(한화+어린이 팬)의 대전 자부심은 허언이 아니었다. "내가 대전 출생이다 보니 대전을 대표하는 것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한 문현빈은 대전을 대표하는 캐릭터 꿈돌이 탈을 쓰고 타석에서 환호를 받았다. 대전관광공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뤄진 컬래버레이션으로 꿈돌이와 함께 등장한 문현빈은 바로 안타를 뽑아냈다. 그런 뒤 1루에서 한 팬이 자신을 장문의 글로 소개하는 밈을 완벽하게 소화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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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올스타 폰세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에 선발등판해 다스베이더 세리머니에 이어 류현진 토론토 사인유니폼을 입고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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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올스타 폰세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에 선발등판해 다스베이더 세리머니에 이어 류현진 토론토 사인유니폼을 입고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공들인 퍼포먼스는 성공적이었다. 폰세는 고전 영화 스타워즈의 인기 캐릭터 '다스베이더' 복장을 하고 나타난 뒤, 류현진의 등번호 99번이 새겨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본인은 우완임에도 좌완인 류현진의 투구폼을 따라하듯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투구했다. 타석에 선 좌타자 구자욱이 우타석에 들어서서 자신의 머리 높게 오는 '좌완' 폰세의 공에 헛스윙해 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다른 한화 선수들도 눈을 즐겁게 했다. 동안으로 유명한 이도윤(29)은 첫 타석에서 아들 이동연 군을 안고 나타나, 자신이 올해 서른 살에 아이도 둘이 있는 11년 차 선수임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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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올스타 이도윤(한화)이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에서 아들 이동연 군을 안고 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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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올스타 박상원이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에서 두마리 독수리를 어깨어 올린 연세대 졸업식 가운을 입고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퍼포먼스는 올스타전 MVP였던 박동원(LG)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박동원은 MVP 기자회견에서 "오늘 공을 받아본 투수는 다 기억이 나는데, 박상원 선수가 좋은 학벌을 가지고 있어 부러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글스 캡틴 채은성은 KBO 역대 최초로 홈런더비와 미스터 올스타를 한 해에 동시에 차지했던 2023년 피켓과 함께 타석에 등장했다. 퍼포먼스 자체는 평범했으나, 뒷이야기가 소소한 웃음을 줬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채은성 본인은 닮은 꼴로 잘 알려진 인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 코스프레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주장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그 코스프레를 만류했다고.
마지막은 한화 구단 최연소 20세이브의 주인공 김서현이 장식했다. 올스타전 최다 득표로 또 하나의 이글스 역사에 이름을 남긴 김서현은 등장곡 '와일드 씽'이 나오는 고전 영화 '메이저리그' 속 주인공처럼 뿔테 안경과 농군 패션의 스타킹을 착용하고 나왔다. 등에는 전체 최다득표에 감사하는 의미로 '최다 득표 감사'라는 메시지를 마킹했다.
실제로 김서현은 고교 시절부터 과거 한화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재직했던 故 최동원 전 감독을 존경해 뿔테 안경을 즐겨 써온 만큼, 위화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김서현은 "아직 내가 왜 올스타 투표 1위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 지난해보다는 잘해서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우리 팀이 1위라 뿌듯하고 영광스럽다. 전반기를 돌아보면서 보완해야 할 것들은 보완하고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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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가운데)이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에서 2023년 미스터 올스타 당시 피켓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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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올스타 김서현이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KBO리그 올스타게임 9회초 등판하며 최다득표 감사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