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개인의 과거사를 세세하게 파헤치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참가자 황영웅을 둘러싼 상해 전과 의혹을 두고 제작진이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사권을 가진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제작진의 검증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황영웅의 과거사 논란에 제작진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이유다.
제작진은 '불타는 트롯맨' 오디션 당시 내부 기준에 의해 지원자들에 대한 결격 사유를 확인하고 관련 서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영웅도 해당 과정을 거쳐 '불타는 트톳맨'에 참가했지만, 뒤늦게 상해 전과 의혹이 불거지며 제작진도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제작진은 황영웅에 대해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꿈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었기에, 제작진 역시 과거사와 관련해 갑작스레 불거진 논란이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영웅에 대한 논란은 한 유튜버의 의혹 제기에서 비롯됐다. 유튜버 이진호는 지난 14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황영웅의 상해 전과 전력을 폭로했다. A씨는 이진호와 전화 인터뷰에서 과거 10명 정도 모인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술을 거절하자 황영웅이 주먹질을 하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황영웅이 폭행을 하고 난 다음 경찰에 신고를 했고, 황영웅은 붕대를 차고 진단서를 끊고 쌍방폭행을 주장하면서 맞고소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까지도 황영웅의 폭행으로 치열이 뒤틀리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고, 사건 당시 황영웅에게 합의금으로 치료비 포함 3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진호는 지난 2016년 3월 4일 울산지검이 황영웅을 상해 혐의로 약식 기소 처분했다는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확한 사실 확인과 함께 황영웅의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이미 합의하고 마무리한 사건에 너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황영웅을 응원하는 반응도 나온다.
제작진은 황영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황영웅은 현재 '불타는 트롯맨' 결승전에 진출한 톱8 중 한 명으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불타는 트롯맨'은 이미 결승전 녹화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사실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 양해 부탁 드린다"며 "조속한 상황 파악 후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황영웅이 진달래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진달래는 지난 2021년 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2'(이하 '미스트롯2')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학교 폭력 전력이 드러나면서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표면적으로 진달래가 먼저 하차를 발표하고, 제작진이 진달래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됐다.
'미스트롯2'는 당시 진달래의 하차 소식과 함께 준결승 녹화 하루 전 모습을 공개했으며, 진달래의 대타로 투입된 양지은이 '미스트롯2'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이뤄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미스트롯2' 연출을 맡았던 서혜진PD는 지난해 TV조선을 떠나 독립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했다. 진달래에 이어 황영웅까지, 참가자들에 대한 과거사 굴레가 또 한 번 서혜진PD를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 과연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제작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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