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이동휘, 웃기는 배우? 도전하는 배우!

발행:
김현록 기자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인터뷰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 사진=홍봉진 기자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 사진=홍봉진 기자


이동휘(32)는 직접 보면 작품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배우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의 동룡이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장난기와 흥이 넘치는 감초 캐릭터로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카메라 바깥에서 만난 그는 낯가림을 어쩌지 못하는, 나지막한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동휘는 오는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에서도 마동석과 함께 투톱 주연을 맡았다. 안동에서도 이름난 지체 높은 가문의 종손 형제지만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 없는 두 사람이 부친상을 당해 고향집에 내려갔다가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이 코미디에서 이동휘는 예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한다.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그의 공감만점 애드리브는 '부라더'의 핵심 웃음 포인트. 하지만 직접 만난 이동휘는 여전히 진지하고 조심스러웠다.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제가 나온 작품들을 평균 한 번 정도 보는 것 같아요. '인간 이동휘'를 아는 어린 시절 친구들도 제가 나와서 연기하는 걸 보면 낯설다고 해요. '인간 이동휘'를 아는 저도 그런가 봐요. 좀 줄어야 할 텐데. 그런데 마흔 넘은 선배님들도 출연작을 못 보겠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조금 안도가 되기도 하고.


연기를 할 때는 캐릭터를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그것이 정도(正道)라고 생각하니까 그에 맞게 그만큼 표현하려고 하고요. 그런 캐릭터가 사랑을 받다 보니까 저를 더 유쾌하게 봐 주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계속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해내면 또 다르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 사진=홍봉진 기자

본격 코미디 장르의 '부라더'에서 건설회사에 다니는 명석한 동생 주봉 역을 맡은 그는 여전히 웃음을 책임지는 주인공이지만 이동휘에겐 나름의 도전이었다. 코미디 영화 속 재미있고 유쾌한 캐릭터임엔 분명하지만 전형적인 코미디의 주인공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접근은 진지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주봉이 자체는 웃음이 많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석봉이랑 투닥거리다 통쾌해서 한번 웃는 것 말고는 영화 내내 찌푸리고 있어요. 이런 도전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톰과 제리'에서 그간 제가 제리 역할을 해왔다면 이번엔 제가 톰이고 마동석 선배님이 제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봉이가 제리 때문에 골탕먹는 톰 같더라고요.


악역, 사기꾼을 비롯해 이전에도 제가 밝은 웃음을 주진 않더라도 공간을 소개하고 주인공을 안내하는 역할이 많았어요. 반면에 이번엔 제가 끌려다니는 상황이거든요. 혼자 절실하고 안절부절 하던 사람이 빈틈 때문에 난처해지고 또 망가지고 하는 모습이 기존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의 원작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직접 연출했던 장유정 감독 또한 이동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가 지난해 출연했던 단막극 '빨간 선생님'을 보고 연락했다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감독의 이야기에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이동휘도 갈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됐단다.


비록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미있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던 '빨간 선생님'에서 이동휘는 학생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는 노총각 선생님이지만 결국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진짜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먹먹한 여운을 전했다. 이동휘 스스로 변화를 다짐하게 된 계기였던 작품이다.


"'빨간 선생님'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응답하라 1988'로 사실 너무나 감사한 사랑을 받아 왔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연기로 답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고요. '빨간 선생님'이 기점이었어요. 시청률은 안 나왔지만 행복했고요, 새로운 감정도 흐름도 배우게 되고, 그러면서 각본 시나리오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고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도전하고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 사진=홍봉진 기자

올해 초 781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 '공조'에서 선보였던 뜻밖의 모습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공조'에서 탈북 범죄조직을 돕는 북한 출신 공작원 박명호 역을 맡았던 이동휘는 웃음기를 쏙 뺀 캐릭터로 '이동휘가 나오니 웃길 것'이라는 관객의 막연한 기대를 보기 좋게 배반했다. 의도된 것이었다.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그 작품을 만났어요. 첫 번째로 액션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이었고, 사투리에 대한 도전도 있었고요. 박명호란 인물이 북한 체제에 반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짧은 머리가 너무 싫었을 거라고요. 그래서 더 외향적으로 젊은 사람들을 따라하려 하고 열심히 꾸몄지만 보기엔 촌스러운 느낌을 주려 했어요. 겉모습뿐 아니라 연기도 꺾으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죠. '이동휘가 나왔으니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겠구나' 생각하시는 관객들에게 총을 꺼내드는 식이죠. 다행히 좋게 봐주신 분이 많아 행복했던 작업이었어요."


"작품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웃음이든 슬픔이든 관객의 것이지 온전히 드리려면 직접 그렇게 연기하는 것보다 참는 것이 더 크게 다가가지 않을까 한다"는 이동휘. 인상쓴 채 등장하는 장면이 더 많은 '부라더'도 그 연장선상에 있지만 그는 코미디 영화 주인공으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특히 너무나 안 닮은 형제로 분한 마동석과의 엇박자 호흡은 영화의 핵심 포인트다. 마동석의 우람한 팔에 눌린 것을 모르고 다리를 치우라고 야단하는 애드리브, 남다른 근육 덕에 누워도 바닥에 머리가 닿지 않는 마동석의 모습을 콕 지적한 애드리브는 특히 지켜보던 이들을 폭소케 했다. 이동휘는 "저 역시 먼 발치에서 뵙게 되면 저 분은 꼭 내 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분"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다 마블리 덕택입니다.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공을 돌렸다.


"애드리브라고 하지만 프리프로덕션 기간에 감독님과 머리를 맞대고 엄청나게 이야기를 많이 했고 그런 것들이 대사가 된 것이에요. 그런데 반응이 좋은 것들을 보면 애드리브라기보다 콘티 사이에 정적이 생길 때 제가 보고 느낀 것을 말한 것들이더라고요. 선배님이 누워계신데 바닥이랑 틈이 많기에 '닿지를 않네' 하고 중얼거린 거예요. 팔을 다리로 착각한 것도 '아 선배가 재밌게 하시려고 다리를 올리셨구나' 하고 한 얘기였고요. 나중에 보니 팔이더라고요.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화 '부라더'의 배우 이동휘 / 사진=홍봉진 기자

실제로는 외동아들인 이동휘는 영화에서 극강의 형제 케미를 뽐낸 마동석에게 푹 빠진 듯했다. '둘이 친형제인 게 말이 되느냐'며 궁금증에서 시작했던 작업은 척척 맞는 애드리브 호흡으로,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으로 바뀌었다. 마동석과 함께 처음으로 투톱 주인공에 이름을 올린 이동휘는 "'범죄도시'의 기운을 이어받아, 그저 선배님이 잘 되셨으면 좋겠다"는 겸손한 소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함께 호흡하며 마동석 선배님 같은 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어디에도 비할 수 있는 절대적 든든함이 있어요. 너무 편하고 즐겁게 함께할 수 있었고, 배우로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좋은 느낌이 작품으로도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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