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해준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외치던 '부부의 세계' 이태오의 모습부터 전국의 딸들을 울린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의 얼굴까지.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운듯이 캐릭터에 녹아든 연기를 펼치는 박해준은 영화 '휴민트'에서 또 다른 얄미운 악역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2기 출신인 박해준은 입학 당시부터 잘생긴 외모로 1기 장동건에 이어 '2기의 장동건'이라고 불렸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박해준은 훈훈한 외모에 큰키, 선함과 악함이 동시에 담겨있는 눈빛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다.
박해준은 올해 다시 악역으로 돌아왔다. 박해준은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 '휴민트'(감독 류승완)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 황치성으로 열연을 펼쳤다.
박해준은 이번 작품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은 싹 지운 모습이다. 그는 "양관식 캐릭터를 지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 좋은 캐릭터의 이미지를 왜 지우냐"라며 웃었다. 그가 그린 딸 아빠 양관식은 대한민국 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박해준은 '폭싹 속았우다'가 사랑 받을 당시,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만 봐도 울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해준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폭싹 속았수다' 이야기를 해주신다. 제가 생각해도 어떻게 '부부의 세계'의 이태오가 양관식이 되었나 싶을때도 있다"라며 "그건 저보다 작품의 연출자가와 제작진이 대단한 것이다. 어떻게 이태오를 보고 양관식으로 해 주셨을까. 저도 아무 생각없이 연기하다가도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 고맙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휴민트' 역시 박해준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박해준은 "류승완 감독이 시나리오를 줬을 때 기뻤다. 유명한 감독님이시기도 하고 예전부터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함께 작품을 할 기회를 보고있었다고 해주셔서 영광이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은 선보였던 박해준. 그는 작품의 대본이 다르고 감독이 다르다면 캐릭터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 캐릭터도, 사실 이미지를 소비하는 캐릭터도 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만히 나눴다. 이 작품 속 황치성은 굉장히 품위있고, 고지식하기도 하다. 고급스러운 악당을 멋지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류승완 감독님은 시나리오보다 실제 영화가 훨씬 잘나온다. 그런 믿음이 있어서 더 믿고 연기했다. 촬영을 하며 '이래서 다들 류승완, 류승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류승완 감독님만의 디렉팅이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하며 딱 믿고 갈 수 있게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휴민트'는 대부분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이뤄졌다. 박해준은 해외 촬영을 하며 두 아들과 떨어져 있었다고 말하며 아들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실판 '양관식'이었다.
'휴민트' 촬영을 위해 라트비아에서 약 2개월간 머물렀다는 박해준. 3개월 정도 머무른 다른 배우들보다는 조금 짧은 기간이었지만 가정이 있고 아이들이 있는 그로서는 긴 시간이었다. 박해준은 아빠의 해외 촬영 속에서 두 아들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혼자 아이들을 보살펴야하는 아내 걱정도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촬영 일주일 전부터 "아빠 해외촬영 안 가면 안돼?"라고 물어보며 우는 아들 덕분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실제 박해준은 해외 촬영 두 달 내내 하루 두 번씩 아들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 통화할 때마다 두 아들을 재밌게 해주기 위해 게임을 하면서 30-40분씩 하루 두 번씩 통화했다는 그는 "예전처럼 해외 통화료가 비싸면 '어 비싸니까 끊어' 하겠는데 요즘은 무료로 할 수 있으니 그게 안된다"라고 웃었다. 나중에는 두 아들이 조금 귀찮아하면서 서로에게 전화를 넘겼음에도 매일 빠짐없이 전화를 하며 해외에서도 아이들을 챙긴 아빠였다. 박해준은 '휴민트' 홍보를 위해서 유튜브 영상에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만든 뒤 두 아들에게 만들어 주려고 남은 재료를 싸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박해준. 평소 실제 양관식 같은 그의 모습이 있기에 그가 연기하는 악역도 더 실감나고 얄밉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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