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가고 있다. 정책토론회 한 번 만에 벌어진 일이다. 정책 싸움이 아니라 비방전이 펼쳐졌다.
대한체육회는 9일 제41대 대한체육회장선거 제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종걸, 유준상, 이기흥, 강신욱 후보(이상 기호순)가 토론회장에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전체전인 흐름은 이기흥 대 반(反) 이기흥의 구도다. 현직 회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기흥 후보가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다른 후보들은 단일화를 추진했다. 결국 무산됐고, 총 4명의 후보가 나왔다.
그리고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기흥 후보에 대한 날선 공격이 이어졌다. 이종걸 후보는 "자녀를 체육회 산하 단체에 위장 취업시켰다. 횡령 험의가 있고,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도 있다"라며 정면으로 이기흥 후보를 비판했다.
'대한체육회 향후 4년 집중과제'를 두고 토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종걸 후보의 이 발언이 나왔다. 주제와 무관한 발언이 나온 것.
이기흥 후보는 즉각 "한심한 가짜뉴스"라며 즉각 반발했다. 토론회 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종걸 후보도 즉각 자녀 위장 취업사건을 정식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강신욱 후보는 "외국에 나갈 때 '카드깡'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막아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포함한 숱한 인권 침해에 대한체육회가 무능했다"라고도 했다.
이에 이기흥 후보는 "체육인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비판 입장을 내놨다. 또한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시 들춰내 유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자극적인 흑색 선전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받아쳤다.
유준상 후보의 경우 직접적으로 이기흥 후보를 겨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종걸 후보가 이기흥 후보의 자격 요건에 의문을 제기하자 "결격 사유가 있다면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라며 이종걸 후보를 지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 4명 각각의 정책이 다양하게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후보 비방과 흑색선전이 정책을 잡아먹은 모양새다. 이후 제소까지 이어지면서 더 혼탁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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