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했던 강백호(26·KT 위즈)가 이번에는 하루 만에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강백호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KT는 이정훈이 1번 타자로 나서는 라인업을 꾸렸는데, 이강철 감독은 "잘 치는 사람을 다 앞에 갖다놨다. 거기서 점수를 뽑고 지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현민이 앞에서 나가줘야 하니까 출루가 괜찮은 선수들로 넣었다"며 "(강)백호는 출루가 안 좋아도 백호니까 뒤로 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감독의 믿음은 그대로 통했다. 이날 강백호는 NC 선발 신민혁을 맞아 1회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회 2사 이후에는 안타를 터트렸다. 이난 지난달 24일 창원 NC전 이후 22타석 만에 나온 강백호의 안타였다.
이후 강백호는 본인의 손으로 득점을 올렸다. 5회초 KT는 대타 멜 로하스 주니어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훈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1아웃 상황에서 강백호가 등장했다. 그는 신민혁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걸 놓치지 않았다. 강하게 끌어당긴 타구는 오른쪽 관중석에 꽂히는 비거리 130m의 투런 홈런이 됐다.
이는 강백호의 올 시즌 8호 홈런이었다. 또한 지난 5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이후 12경기 만에 나온 아치였다. 덕분에 KT는 3-3 동점을 만들었고, 신민혁을 마운드에서 내려가게 만들었다.
1일 경기 전까지 강백호는 올 시즌 52경기에서 타율 0.232, 7홈런, OPS 0.704에 그쳤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그는 지난 5월 말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로 2달 가까이 결장했다가 지난달 22일 NC전에 복귀했다.
복귀 후에도 9경기에서 단 2안타에 그친 강백호. 그는 31일 잠실 LG전에서는 0-16으로 뒤지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이주헌에게 홈런을 맞은 그는 2루타와 볼넷을 내준 후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4km가 나오고, 변화구도 잘 들어오는 등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면서 김현종을 3구 삼진 처리했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는 기분 전환 한번 하라고 냈다. 본인도 하도 못 치니까 '제가 던지기라도 할게요'라고 했다. 팬들도 답답하실테니 여러 면에서 냈다"고 했다. 또한 여러 투수들의 연투가 걸린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로써 강백호는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정말 기분 전환이 된 걸까. 강백호는 다음날 곧바로 멀티히트와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마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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