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가까스로 제압하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9회말 1점 차까지 쫓긴 상황에서 나온 맥스 먼시의 판단이 신의 한 수였다.
다저스는 7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NLDS)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다저스는 2연승에 성공,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제 두 팀은 하루 휴식 후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운명의 3차전을 치른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 무키 베츠(유격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 프레디 프리먼(1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좌익수), 미겔 로하스(3루수), 앤디 파헤스(중견수), 벤 로트버트(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올 시는 5승 4패 평균자책점 2.35를 마크한 좌완 블레이크 스넬이었다. 앞서 와일드카드 시리즈 3경기에 모두 결장했던 김혜성은 NLDS 2경기 연속 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필라델피아는 트레이 터너(유격수), 카일 슈와버(지명타자), 브라이스 하퍼(1루수), 알렉 봄(3루수), J.T. 리얼무토(포수), 닉 카스테야노스(우익수), 에드문도 소사(2루수), 브랜든 마쉬(중견수), 오토 켐프(좌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좌완 헤수스 루자르도였다. 루자르도는 올 시즌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2를 찍은 에이스였다.
5회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투수전이 전개됐다. 스넬은 5회 2사 후 소사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루자르도 역시 1회 1사 후 베츠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5회까지 이렇게 양 팀이 기록한 안타는 각 1개.
6회에도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승부는 7회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다저스가 대거 4득점에 성공하며 필라델피아의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프리먼의 우전 2루타 때 3루에 안착했다. 여기서 필라델피아는 선발 루자르도를 내리고 오리온 커커링을 올렸다.
커커링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에드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이어 키케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고, 타격과 동시에 3루 주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으로 쇄도했다. 포구한 터너는 과감하게 홈 승부를 선택했다. 일대 접전이 벌어졌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가 그대로 인정됐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다.
다음 타자 먼시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를 채운 뒤 파헤스가 1루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2아웃. 그러나 스미스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친 뒤 오타니가 바뀐 투수 맷 스트라움을 상대로 우중간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4-0을 만들었다.
7회말 삼자 범퇴로 물러난 필라델피아. 그런 필라델피아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8회말. 1사 후 대타 맥스 케플러가 우익선상 3루타를 터트린 뒤 후속 터너가 좌중간 적시타를 터트리며 4-1을 만들었다. 그러나 슈와버가 삼진, 하퍼가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다저스는 9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오타니가 6구째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제 다저스의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
그런데 필라델피아의 뒷심이 대단했다. 9회말 다저스의 클로저 선택은 블레이크 트레이넨. 그런데 트레이넨을 상대로 봄이 중전 안타, 후속 리얼무토가 좌전 2루타를 각각 때려낸 뒤 카스테야노스가 2타점 좌전 2루타를 쳐내며 4-3, 한 점 차로 추격한 것이다.
필라델피아 홈 시티즌스 뱅크 파크는 열광의 도가니. 다저스 벤치가 매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트레이넨을 내리고 알렉스 베시아를 올렸다. 여기서 다저스 내야진의 엄청난 수비가 나왔다. 계속되는 무사 2루 상황. 다음 타자는 스탓. 2구째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 쪽으로 굴러갔다. 포수 윌 스미스는 1루 쪽으로 던지라며 사인을 보낸 상황. 그런데 다저스 3루수 먼시가 공을 줍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를 향해서 뿌렸다. 3루 베이스에는 베츠가 커버를 와 있었다. 미리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었다면 이런 호흡을 보여주긴 어려웠을 터. 결과는 아웃. 1사 3루가 됐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 1사 1루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포수 사인을 무시한 이 송구 하나가 로버츠 감독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한 수가 됐다.
그래도 필라델피아는 끈질겼다. 다음 타자 베이더가 좌전 안타를 치며 1, 2루 기회를 이어간 것. 계속해서 케플러의 1루 땅볼 아웃 때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 2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한 번 더 움직였다. 승부수. 아웃카운트 단 1개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선택은 사사키 로키였다. 그리고 사사키는 2구째 2루 땅볼로 유도,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에드먼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향하며 참사가 벌어지는 듯했으나, 프리먼이 잘 잡아냈다. 승리 투수 스넬. 세이브 사사키. 패전 투수는 루자르도였다.
스넬은 6이닝 1피안타 4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에밋 시한이 2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7회와 8회를 책임진 뒤 9회 트레이넨과 베시아, 사사키가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루자르도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 역투를 펼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 팀 타선 모두 각 7안타씩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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