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펜이 흔들렸고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은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막강한 삼성 라이온즈를 완벽히 잠재운 문동주(22)의 역투는 한화를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충격적인 패배로 LG 트윈스에 흐름을 내줬다. 다시 한 번 문동주가 게임 체인저를 꿈꾸며 마운드에 오른다.
문동주는 31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반전이 필요한 한화다. 3차전 8회말 6점을 폭발하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돌렸으나 4차전 9회초 그대로 6실점을 돌려받으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김서현이 또 무너진 것도 큰 타격이다.
그만큼 선발 투수의 어깨가 더 무겁다. 플레이오프에선 불펜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으며 1승 1홀드, 불안한 불펜 약점을 지우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문동주는 이젠 반대로 불펜의 불안감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완벽하게 LG 타선을 막아내야 하는 임무를 안고 등판한다.
전날 라이언 와이스가 혼신의 117구 역투로 7⅔이닝을 버텼으나 불펜은 와이스의 승계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지 못하더니 9회엔 김서현을 비롯해 박상원, 한승혁이 모두 흔들리며 6실점해 3점 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4차전 패배 후 김경문 감독은 "5차전 선발은 문동주"라고 밝히며 "5차전은 벼랑 끝에 몰려 있으니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을 다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물론 와이스와 마찬가지로 선발이 제 역할을 하더라도 완투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불펜을 가동해야 할 수밖에 없어 불안한 한화지만 선발이 일찍 무너진다면 달아오른 LG 타선을 상대로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그릴 수조차 없을 가능성이 크다. 문동주의 역투는 한화의 반격을 위한 필요 조건이다.
1차전의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동기부여도 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문동주는 4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점)하며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상대는 1차전에서 문동주와 맞대결을 펼친 앤더스 톨허스트로 6이닝 동안 7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던 좋은 기억이 있다.
여러모로 만만치 않은 경기다. 더구나 LG는 4차전에서 승리조를 아껴두며 타선의 힘으로 역전승을 거둬 5차전 승기가 보인다면 벌떼 야구를 펼칠 여력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한화로서는 문동주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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