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8, 9회를 얼마만큼 잘 버티느냐가 중요하죠."
김원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번 주 첫 경기인 KT 위즈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두산은 마무리 투수였던 김택연(21)이 지난 4월 하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뒤 한 달 보름 만인 지난 10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그 사이 공백은 이영하(29)가 안정감 있게 메웠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잘 하고 있어 (김)택연이에게 '지금은 조금 앞에서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8회 김택연, 9회 이영하, 이렇게 잡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지난 18일 KT와 경기에서 두산은 구원 투수 3명이 7회 이후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는 철벽 계투로 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최민석(20)이 6이닝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1 동점이던 7회초 등판한 이용찬(37)은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세 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날 승리투수(시즌 3승)가 된 이용찬은 지난 5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말 박찬호의 적시타로 2-1 역전한 뒤 8회초에는 김 감독의 구상대로 김택연이 나왔다. 상위 타선을 상대한 그는 첫 타자 최원준에게 빗맞은 투수 앞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현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 안현민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힐리어드는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내고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2024년 6월 1일 LG 트윈스전 이후 2년여 만의 홀드였다.
9회초는 이영하의 몫이었다. 그 역시 세 명의 타자를 삼진 2개와 내야 땅볼로 요리해 2-1,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마무리 보직 전환 후 단 1패도 없이 시즌 10세이브째를 따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선발 플렉센을 비롯해 불펜 최원준, 박치국, 김택연, 양재훈, 김정우, 최준호 등 부상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18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ERA) 4.0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 ERA도 3.96으로 1위, 불펜 ERA는 4.07로 삼성(3.84)에 이어 2위다.
여기에는 통산 134승의 명투수 출신이자 2022년 SSG 랜더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김원형 감독의 마운드 운용 능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려운 마운드 사정 속에서도 선발 투수들에게 교대로 휴식을 주고, 불펜 투수들은 경기 상황과 체력 안배를 고려하며 효율적으로 기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초반에 승기를 잡고 승리로 이어지면 가장 좋은데 올해는 경기 양상이 워낙 엎치락뒤치락하지 않은가. 그래서 모든 팀들이 불펜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는 시즌인 것 같다"며 "김택연도 (중간계투 보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팀이 잘 되는 게 첫 번째라고 여기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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