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의 충격 속에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조별리그를 결산하며 패배의 책임을 통감했다. 그러면서도 팀을 둘러싼 불화설에는 강력하게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최종전 이후 첫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전날 몬테레이에서 열린 남아공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은 전세기를 이용해 베이스캠프인 과달라하라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로 복귀했다.
체코와 1차전 승리(2-1) 이후 멕시코(0-1)와 남아공에 연달아 덜미를 잡힌 한국은 조 3위로 추락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준비한 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전혀 문제없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홍 감독은 당초 구상했던 월드컵 조별리그 흐름이 완벽하게 꼬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조 추첨이 끝난 뒤 고지대와 고온 다습한 환경을 마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면서도 "1, 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췄고 결과론적으로 1차전은 잘 됐지만, 멕시코전이 너무 아쉽게 됐다. 승점을 확보했다면 최종전을 보다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로 흘러갔다"고 아쉬워했다.
남아공전은 전반 10분 이후 위협적인 장면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상대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변명의 여지 없는 졸전이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왜 갑자기 이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나를 포함해 코칭스태프도 당황스럽다"며 "경기 데이터를 받아보니 멕시코전보다 전체적인 활동량은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고강도 움직임은 더 많았다. 수치상으로는 체력적 차이가 없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느리고 뛰지 않는 것처럼 보인 이유를 딱 꼬집어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뚜렷한 기술적 원인을 찾지 못한 홍 감독은 심리적인 부담감과 급격한 환경 변화를 부진의 배경으로 짚었다. 그는 "반대로 무더운 몬테레이의 날씨 등 환경적인 요인이 적응에 어려움을 준 것 같다"며 "선수들이 꼭 이겨서 결과를 내고 싶다는 조급함이 강하다 보니 정신적, 심리적인 면과 더운 날씨가 맞물려 꼬인 경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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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이 무너지며 축구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는 팀 내 불화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홍 감독은 "선수단 내부의 어떤 불협화음이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을 워낙 민감하게 여기는 스타일인데 내가 알기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며 "사실 잡음 없는 대회는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번 대표팀은 분위기가 아주 좋은 편이다. 결과가 나쁘다 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다시 한번 파악은 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회 내내 침묵하며 도마 위에 오른 손흥민(LAFC)의 교체 출전 전술과 경기력에 대해서는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홍 감독은 "1, 2차전에서 스프린트 위주로 활약하며 상대 뒷공간을 흔들었던 손흥민의 체력적 부담과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나중에 투입하려 했던 것"이라며 "선수와 미팅을 통해 스스로 역할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골 유무로만 평가받아 선수도 팀도 어려운 점은 있지만, 손흥민은 공간을 열어주며 본인의 임무를 항상 잘 해내고 있다"고 두둔했다.
전술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위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이 한국의 전술을 완벽히 간파했다고 자평한 것에 대해 홍 감독은 "상대에 따라 세부적인 대처 방법은 다르게 가져갈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유기적으로 해온 전술 틀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선수단에 오히려 독이 된다. 32강 상대가 정해지면 전체적으로 다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굴욕적인 경우의 수를 뚫고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전열을 재정비할 심산이다. 홍 감독은 "수십 수백 가지 돌발 상황을 준비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경기가 있다"면서도 "어떻게든 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남은 기간 잘 추슬러 32강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선수들도 다시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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