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58) 감독은 화려한 약속부터 꺼내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이나 우승보다 '5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16일 김상식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월 김효범 전 감독과 결별한 삼성은 약 3개월 만에 새로운 사령탑을 찾았다.
김상식 감독은 이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팀 성적이 몇 년째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빠르게 바꾸고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오랫동안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 KBL을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동안 여러 사령탑이 삼성의 명가 재건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상민 현 부산 KCC 감독과 은희석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고, 젊은 지도자로 주목받았던 김효범 감독도 반전을 만들지 못한 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제 김상식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안양 SBS-KT&G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대구 오리온스 수석코치와 감독, 서울 삼성 수석코치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을 이끌었다. 우승 경험도 있다. 김 감독은 2022년 안양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의 제10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삼성 구단도 "김상식 감독은 오랜 선수 생활과 풍부한 지도자 경력을 통해 쌓은 농구 철학과 전술 운용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며 "구단 안팎에서 깊은 신뢰를 받아왔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은 무리하게 목표를 높게 잡지 않았다. 5년 연속 이어진 최하위 불명예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하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며 "그다음에는 더 빠른 속도로 그 이상의 목표를 향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답은 명확했다. 김 감독은 "물론 욕심은 있다"면서도 "지금은 팀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색깔을 빠르게 입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상식 감독이 구상하는 삼성의 농구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다. 상대 팀 감독으로 삼성을 지켜봤던 그는 "삼성 감독이 된 뒤에는 선입견을 버리려고 한다"며 "현재 선수들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팀워크를 다져야 하는 입장에서는 백지 상태에서 다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이 오랫동안 하위권에 있었지만, 우리만의 팀 색깔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며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농구를 구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새 시즌 준비가 늦어진 점은 부담이다. 대부분의 팀이 이미 선수단 구성과 훈련 계획을 상당 부분 마친 상황에서 삼성은 이제 새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김상식 감독은 "많이 늦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남은 기간이 많지는 않지만 이 또한 제가 극복하고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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