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축구 혁신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수를 무려 1만명 이상으로 늘리도록 대한축구협회에 권고하기로 했다.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의 선거인단 개편안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수도 파격적인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몽규 전 회장이 처음 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됐을 당시 선거인단 수가 겨우 24명, 직전 선거인 제55대 회장 선거인단 역시 192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수준의 변화 예고다.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 브리핑에서 "대한체육회장 선거인단 개편안을 기반으로 종목 특성을 반영해 축구협회 선거인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체육회 기준에 프로, 실업, 대학, 승강제 리그 등을 추가해 조정하는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경우 권고하게 될 선거인단 규모는 1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상 회장 선거인단 수는 '100인 이상 300인 이내'다.
정몽규 전 회장이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됐던 지난 2013년 당시 대한축구협회 선거인단은 대의원 24명에 불과했다. 이후 제53대 선거 땐 선수·지도자·심판이 선거인단에 일부 포함돼 106명으로 늘었고, 제54~55대 회장선거에서 192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했다. 다만 여전히 투표권을 '극소수'만 가지고 있다 보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방식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셌다. 정 회장을 향한 여론의 불신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제55대 회장 선거에서 무려 85.7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사례는 이른바 '축구계 카르텔'을 고스란히 보여준 결과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선거 방식과 이에 따른 비판은 다만 대한축구협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부터 그동안 간선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해 왔고, 체육회의 선거 규정이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고스란히 영향을 줬다. 이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선거 제도 개선을 추진했고, 지난 16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장 선거인단을 2200명에서 무려 9만 2000명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종목단체인 대한축구협회도 '선거인단 확대'를 골자로 회장 선거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K-축구 혁신위원회에서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수를 1만명 이상으로 늘리는 데 뜻을 모았다.
박지성 위원장은 "대한체육회의 안을 대한축구협회로 기준을 바꿔 적용한 뒤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할지, 줄여야 할지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선거인단이) 200명에서 1만명 이상이 된다는 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 수치다. 선수, 지도자 등에서 상당히 많은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개편안의 근거 조항이 되는 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안을 논의하고, 8월까지 개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수준의 선거인단 수 확대에 따른 선거 방식 변화도 논의 대상이다. 예컨대 192명이 선거인단이었던 제55대 회장 선거는 당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이 투표소였고, 전자투표 등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선거인단 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전자투표 등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에 전자투표는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이는 FIFA 산하 단체들이 아닌 FIFA 회장 선거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미 프랑스축구협회는 회장 선거를 전자투표로 진행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 선거 규정에도 전자 투표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박지성 위원장은 "여러 모든 방안에서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 봐야 한다. 예산적 문제도 있을 거고, 합리적으로 어떤 방안이 제일 좋을지는 이야기를 나눠봐야 될 거 같다"면서 "최대한 빨리 선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랫동안 회장이 없으면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합의를 통해 좋은 안을 제안하려고 한다. 정확성이나 공정성이 부족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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