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사람들이 당첨금을 쑥 잘라 기부했다는 소리를 듣기 어려울 정도로 남과 나누기 싫고 내가 많이 갖고 싶은 게 돈이다. 보통사람이라면 1억원의 돈이 생기면 10억원을 욕심내게 되고 다시 20억원, 100억원으로 욕심이 커진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우쭐해지고,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낭비에 빠지기 쉬운 연예인이고, 아직 나눔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할 것 같은 `천사표' 장나라의 북한어린이와 불우이웃돕기 활동은 그래서 더 빛을 발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비록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눔도 재산순이 아니다. 오히려 어려움 겪어본 순일 때가 많다. 배고픔과 추위로 인한 고통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주머니를 연다.
하지만 어려움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을 것같은 산뜻한 얼굴을 하고, 아직은 어린 나이에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면서 나눔에 앞장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개그우먼 등을 모두 소화해내는 만능엔터테이너 장나라씨(23). 그는 나누기 위해 돈을 번다는 말이 걸맞을 정도로 매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콘서트, 사인회때마다 성금모아

장씨는 작은 거인이다. 163㎝의 키에 몸무게는 45㎏인 애리애리한 소녀분위기다. 스스로를 `짱날'이라 부르고 강아지이름을 짱얌체, 짱돌, 짱다발이라고 짓는 장난꾸러기다. 하지만 그는 또래의 귀엽기만한 연예인과 다르다. 그는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내는 연예인으로 꼽힌다. 2002년 3월부터 지금까지 그가 쾌척한 돈만 6억5000만원에 이른다.
자선달리기, 자선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기아난민돕기 행사에도 발 벗고 나선다. 팬클럽 창단식에선 항상 모금을 벌이고 팬들과 `따로'(함께가 아니라 따로다. 이유는 뒤에서 설명) 봉사활동도 벌인다. 자신뿐 아니라 남까지 변화시키는 큰힘을 갖고 있는 거인이다.
장씨는 2001년 5월 1집앨범 `First Story'를 발표해 골든디스크, SBS 가요대전, MBC 10대가수 등 각종 가요프로그램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순식간에 톱스타 자리에 오른 그가 한 것은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었다.
북한 어린이에 2억상당 분유전달
2002년 3월 21번째 생일잔치를 팬클럽 회원들과 기아대책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장씨는 팬들의 모금액과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출연료로 받은 4000만원 정도를 북한어린이돕기 기금으로 내놓았다.
"우연히 TV에서 굶고 있는 북한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팬들과 함께 하는 제 생일에 모금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행사를 준비했고 기아대책기구를 소개받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는 팬클럽 창단식이나 콘서트와 팬사인회가 열릴 때마다 북한어린이 사진을 전시하면서 모금활동을 갖는다. 팬클럽은 처음엔 20만~50만원 정도의 성금을 모았으나 날이 갈수록 모금액이 늘어났다. 이듬해 2003년 1월 열린 3기 팬클럽 창단식에선 822만원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팬클럽도 성금모아 불우이웃돕기
그의 나눔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사진작가 조선희씨가 찍은 자신의 사진을 판매하고 CF출연료를 합쳐 3억2600만원을 기아대책기구에 전달했다. 또 올 7월엔 박치기로 호두를 깨가며 찍은 호두우유 CF 출연료 1억9500만원을 북한어린이들에게 줄 분윳값으로 보냈다.
"저도 금전적으로 충분해서 기부하는 건 아니고요. 기업에서 도와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데 대한 감사함으로 기부를 하는 거죠. 제가 얼마나 돈을 벌었고 그런 것도 잘 몰라요."(히히)
장씨의 금전관리는 여전히 부모님이 담당한다. 정작 자신은 재산이 얼마인지, 얼마나 버는지도 잘 모른다. 기부나 봉사활동도 부모님의 뜻이라 생각하기 쉽다. 처음에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철저한 나눔의 정신을 실천했고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전파했다.
♣ 이 기획물은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고 부자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있는 당당한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심층취재하는 머니투데이의 연중기획 시리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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